고마운 만남 2/청아한글샘

옛 동료 신임 교장 학교 순방과 누이집 방문

황와 2015. 10. 12. 23:46

15.10.12 혼자 봉덕교(이정식), 합포교(지영미), 고성 율촌교(박혜옥), 거류교(박봉남), 구만교(강정선) 누이집 방문/264

 

빈 말은 언제나 숙제가 된다.

꼭 침을 맞아야 알맹이가 찬다.

월요병 아마 학교에 붙어있을 게다.

말빚은 조가비 껍질에서 네거리를 꺼낸다.

오늘 가자고 말이 운다.

먼저 가까운 데부터 훑는다.  

옛날 한 학교에서 정을 나누었던

그들에게서 은혜 축복 받았던

갚아 주어야할 품앗이

그래야 내 맘이 편해진다.

그들이 가까움을 알게 된다.

 

마산부터 찾는다.

봉덕초등학교 이정식 교장

합포초등학교 지영미 교장

옛 명덕초 교감시절

내 곁을 지켜준 고마운 후배들이다.

모두 연구하는 분위기서

웃음주며 보조해준 연구파다.

장학직 두루 거치고 앉은 자리

마지막 자리 쉬엄쉬엄 살라고

차 한잔과 바꾸어 마시고 왔다.

 

고성으로 날랐다.

가을해는 반나절이나 후딱 가버린다.

외종수 박혜옥 교장

지난 3월에 첨으로 교장 나섰는데

한 번 간다고 숙제 만들어 놓고

전화와 몸이 이제사 간다.

고성 율천교 노오란 나락들에

3호선 국도가 시끄러운 길가 

교통안전 교육이 큰 과제인 학교다.

환한 원목 냄새가 현관에 밝다.

앉아 여러가지 이야기

힘이 든 나의 외삼촌 외숙모 건강

시부모 보필에 가녀린 고생

피로가 역력한 얼굴 모습에 고마와한다.  

용기와 힘 주사놓고

함께 철뚝횟집에 나가 점심 먹었다.

내외종간 인연 여러가지 경험 

쉬지 않고 주고 받았다.

 

길은 연결되어야 순서가 된다.

거류초 교무 박봉남 선생님

간다고 연락하니 운동장에 나와서

목이 빠지라 기다린다.

유교장도 함께

거류초 대단히 아름다운 깔끔한 학교다.

교장실에 앉으니 인정이 깃옷처럼 포근하다.

교감 연수 마친 박 교무

교장의 칭찬이 자잔하다.

친정 아비가 사돈끼리 만나 듣는 기분

차 한잔 마시고 운동장에서 배웅 받았다.

그때 좀더 챙겨 줄 걸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친구였는데

그래도 서로 고맙단다.

다시 들판 가로 질러 가을 내음 입는다. 

 

구만초 강정교장 기다린다.

그림자가 무척 길어진 운동장

서성대며 기다림 맞는다.

반가움 손을 꼭 잡는다.

내외 부러운 인사 운

남편은 교육장으로

자기는 교장으로

아마 올해는 만사형통 핸가 보다.

전안 인연 여기서 한껏 푼다.

항상 보내준 악양 대봉감처럼

말랑말랑 인정이 붉다.

조용히 그리고 신나게

학교 경영하라고 어깨 두드렸다.  

 

후딱 해가 산에 걸칠 즈음

언제나 나를 기다리는 혈연

죽어서 영혼이 가슴에 살아있는

와룡동 자형집을 찾는다.

몇 년 만에 찾으니 대문이 서툴다.

자형 움누이 만나니

집안 찌그러진 옛 족보 눈시울이 촉촉해 진다.

내 양아버지 어머니 굼실 양반 굼실댁

일제 지수초등 제1회 졸업생 우리 아버지

좋은 양 학자 집안 꿈꾸듯 혼인하여

딸 하나 낳고 그만

날 젖먹이 양자로 들어 키우고

그 딸 하나 금지옥엽 키워

열 일곱 동갑 생시 좋은 운명

잘 살 거라 와룡동으로 시집갔는데

아들 하나 낳은 산후풍에 먼저 가신 누이

그 아이도 곧 엄마따라 가고

다음 들어온 움누이 송씨

아들 셋 딸 하나 키워서 내 보내고

몸든 몸 목숨 붓들고

옛집 명성 껍데기만 안고 살아간다.

고마운 말이 졸졸 반긴다.

꼬부랑 허리 암 수술 야윈 힘

여든 둘 나이에도 옛 처갓집 생각 버리지 않았다.

족보 내밀어 누이 이름 이병춘(李秉春)

묏자리 읽으살아난듯 고맙다. 

부부 동갑 동생년월일 잘 산다는데

어찌 우리 누이는 삼년만에 하늘 갔을까?

꼬부랑 허리 부엌 나다니는 모습 안스러워

함께 외식 차태워 배둔으로 나와

횟접시 앞에 놓고 이야기로 퍼먹인다.

남매 인연 서로 나눈다.

집에 다시 모셔 커피 한 잔 정 받고

자고 가라는 정 뿌리치고 밤길 나섰다.

하루가 인정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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