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0.8 길사랑회 충남 논산시 벌곡면 대둔산 수락계곡 산행로 돌아오다./264
어제 자전거 국토종주에서 돌아온 몸
잡으면 껍데기가 아프다.
그래도 가야할 몸 생각이 치료한다.
설흔 여덟 산행 친구들 한 차에 실었다.
회장님 소개로
나와 짱돌 자전거 전국 일주 영웅이 된다.
칠순 거사 많은 박수 부끄럽다.
회원들께 무릎 아프지 않으니
자전거 많이 타자고 감사 답장했다.
남해고속도 중부내륙고속도 타고
함양 덕유산 넘어 추부에서
벌곡면 골짜기로 찾아들었다.
공원 주차장 관광버스는 우리뿐이다.
오가는 길마다 익는 나락촌
환하게 계곡 들판을 밝히고 있다.
부산 거인과 큰 바니도 오래간 만이다.
호각소리로 굳은 몸을 푼다.
단풍나무가 조금 부끄러운지 붉어졌다.
푸른 단풍터널에
푸른 바람이 싱그렇게 숨었다.
시원하다 그러나 땀을 뽑아낸다.
이름 난 대둔산 수락 계곡
물 철철 폭포 철철
계곡에 발 담글 궁리부터 열었다.
그러나 물이 없다.
실 같은 폭포수 겨우 표시만 낼뿐
가을 냄새 오그라든 잎에서 난다.
대둔산 승전비
긴 돌계단을 오른다.
조국의 이름을 부르다 산화한
거룩한 영혼들 천5백 전경용사들
여기 저 수락산 끝을 향해
가랭이 벌리고 응시하고 서 있다.
모두 말없이 그 앞에 서고 만다.
저 하늘 중앙을
충혼이 찌르고 섰다.
왔다감을 기념 촬영으로 사인한다.
첨으로 맞는 검은 숲속의 선녀폭포
전설만 남아 농담만 나눈다.
요즈음 선녀는 옷벗지 않고 목욕한다고
아이 셋 낳자니 분만기피증으로
세상사 비꼬고 간다.
갈잎 속에 숨은 도토리
여인들 눈에는 맛이 된다.
또 허리 굽혀 어눌한 바닥을 훑는다.
신나게 돌길을 간다.
까딱거리는 돌 밟으며
자꾸 산을 오른다.
평소 고통 입에 달고 다니던 벗들
꼬박꼬박 잘 따라 간다.
수락폭포 마른 절벽을 만난다.
실 폭포 가느다란 느낌으로 갑는다.
철계단이 폭포곁에서 꼭 붙어 오르고
급경사 계단이 번호를 붙이며
걸음을 세어준다.
폭포 낭떨어지 일뿐
물 없으면 폭포가 아니다.
이름만 있고 실체가 없는 껍질뿐
대둔산 속을 헤메지만
겉만 훑고 다닌다.
바위 소롯이 솟은 능선
그걸 붙잡고 오르는 철계단
아찔거리는 나이 위협
양손으로 난간을 붙든다.
산등에 오르니 멀리 가슴 창이 열린다.
사방둘러 가을을 부른다.
아직도 푸르다.
노오란 빛 산들사이로 끼어있다.
계곡에 걸친 장대 같은 구름다리
오랜지빛 붉다.
전망대에서 내려가 위험을 타고 건넌다.
짜릿짜릿 감전된 가을 쾌감이다.
사진에 드는 게 사람들의 본능
흔들다리 건너 계단을 오르며
한 줄 앞사람 엉덩이 크기를 재며 간다.
산위에 앉은 병난 산성 흔적
그 위를 올라 점심상 폈다.
난데없이 탁주 한 잔에
도원 주둥이 땅나발
풀벌에 한 방 맞고 산속 거울을 본다.
모두 한 마디씩 입방아를 거든다.
통행 막은 군지계단
마천대(馬天臺)로 오르는 능선길
세 갈랫길에서 석천암 보러 꺾는다.
우린 산꼭대기 보다 산기슭이 좋은 사람들
허릿길 군지계곡 길다란 사다릿길
길을 막고 눈으로 내려간다,
220계단 직선 사다리다.
아마 하늘 오르는 승천로인듯
계곡 만나 내려가자니 물 마른 폭포
문패만 달렸다.
한여름에나 제 모습 볼라나.
숨은 돌길 오르니 석천암
수직 벼랑밑에 엉겨 앉은 검은 부처님
위험을 마시고 보시를 주시는지
욕심 많은 중은 오늘도 고함으로 꾸짖는다.
돌틈에 고인 맑은 물
댓 모금 마시며 썩은 속을 씻는다.
높은 암자에 헌 냉장고 지고온 정성이 불심
몸통만 선 나무에 이름만 듣던 말굽버섯
눈으로 욕심내며 거길 떠났다.
길이 작은 절벽들을 타고 내린다.
비선폭포 아예 비쩍 말랐다.
또 작은 절벽 계단이 아래로 이끈다.
나무에 붙은 하얀 버섯 따며
종합병원 아내를 자꾸 떠올린다.
운지가 옹기종기 붙은 무늬
계곡이 주는 최고의 조각 명품
숲속 나그네 바쁨 없이 한가하다.
승전비 광장에 모여 난데없는 제기차기
난 생각만 살아있을뿐 숫자를 셀 수 없다.
나도 옛날엔 백여 개 기록이 있었는데
해가 거나해 지니 단풍이 보인다.
돌아오는 길 단풍나무 붉은 욕심 그리며
주차장에서 차에 오르자 마자
피곤에 하품을 해 댄다.
들창문을 닫고 만다.
일찍은 단풍 가을
명소 대둔산도 그림같은 기억을 못받고 만다.
시월인데 아직 가을 숲이 아닌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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