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0.1 길사랑회 억수 우중 입곡저수지 솔숲 길 돌고
점심 후 입곡 임곡 임도길 한 바퀴 채웠다./264
추석 뒷인사 오가는 만남의 날
국군의 날 아침 줄비가 내린다.
두통수에다 대고 미친 소리 한다.
목요 걷기 무조건 가야한다는 약속
남에게 한 게 아니라
내게 한 약속이었다.
나 같은 미치광이들이 하나 둘
입곡못에 열 여덟이 모였다.
참 대단한 열성 분자들이다.
먼저 단풍나무 장문례하는 숲길
기분 좋게 출렁다리를 건넜다.
구름이 뭉게뭉게 산능선을 지웠다.
선경 이를 말함이다.
언제나 좋다는 느낌으로
아껴둔 명품로
오늘 같은 악천후엔 적격이다.
준비운동도 제격이다.
도원 총무 따라 몸을 떤다.
'나처럼 해봐라 요렇게'
맘이 풀리니 가을비는 안중에 없다.
그저 평안한 맘으로 탑돌이하듯
말밤 수표면 덮은 호숫가를 흐뭇하게 걷는다.
물방울이 나뭇잎을 타고 얼굴에서 튄다.
가을 표상 도토리 굴밤
빗물따라 굴러갔다.
손안에 주운 도토리 두 알
호두 소리 '도로록 도로록' 굴러보지만
기대는 아무 소리 답이 없다.
손아귀만 아플 뿐
이웃 검은 봉지에 함께 주고 만다.
다람쥐 먹이 훔쳐가는 사람들
그것도 노동의 수확이러니
아무런 죄책감없이 만족이다.
모두 도토리 나무 아래 친구가 된다.
밤나무 발견하면 밤 친구
호주머니 불룩하게 빗속에도 행복하다.
맘 비움이 가을 채움이다.
또 갈길을 연장한다.
도토리 숲속을 올라
산능선 오솔길 애인이 되어 산보하던 길
비닐 우의 서걱대는 소리에
온몸으로 배어드는 물기
자꾸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된다.
그래도 걸음이 기쁘니 미친 게지.
남쪽 능선을 한바퀴 휘돌아
향기로운 고향 냄새
노오란 돼지감자꽃 목장마을 지나
컴컴한 솔숲으로 드니
온갖 버섯이 송이로 보인다.
엊저녁 장대비로 뻐얼건 황톳길도 쓸었다.
앞서간 사람들 길 잃어
호르라기 사방에 경고하며
자손이 어디갔는지 추석 성묘 못한
방초 우움한 안씨네 석물 갖춘 묘소앞
아무 것도 없는 묘보다 더 욕을 먹는다.
솔숲길 공원 주차장으로 내려와
점심 자리 찾아 운동장 본부석 쎄끌 밑
빗물 몰아치는 불안한 점심상
설움도 눈물이 없으니 기쁨이더라.
먹고나면 출발하는 우리네 버릇
임도따라 임촌 입곡 중촌마을로 걷잔다.
이왕 젖은 몸 빗속을 줄지어 나선다.
사람들 눈엔 미친 행렬이리라.
이 세상 미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느니
포장로 따라 뛰어 오르는 빗물 받고
고개 오를 즈음 갑자기 부는 돌풍
우산을 뒤집는다.
나무가지 뿌러지는 소리도 위협이다.
오늘 일기예보 돌풍분다고 하더니
우리에게 맞춘 예보다.
입곡고개 먼당에서 왼쪽 임도로 오른다.
밤알처럼 굵은 도토리 바람에 떨어져
우리들을 모두 모여들게 한다.
손아귀에 다차면 옆에 비워주고
모두 재미난 가을 재미다.
한 손에 바람에 날아가는 우산
또 한 손엔 지팡이 하나
그리고 비바람 부는 산속을 가는
극정 체험 추억 노트에 각인하리라.
우리를 환영하는 하얀 손짓
바람에 테극기들고 흔든다.
하얀 가을 전령
구절초, 쑥부쟁이, 싸리꽃, 참취꽃, 마타리, 물봉선.........
임도 절벽에 어렵게 홀로 커서
온통 꽃 마을 아름답다.
형광 백색 깔끔한 구절초
그 자태 가을 꽃의 왕자다.
길은 산능선따라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밤나무 밑을 지나며 밤 줍고
굴밤나무 밑에선 굴밤 줍고
감나무 밑에서 홍시 입 벌리고
대추나무 밑에선 대추 줍고
자연을 얻으니 우린 만복이다.
임도길 끝은 마을로 이끈다.
임촌마을 내려오니 비는 잦아들고
황금 가을 들녘
연두빛에서 노랑으로 변한다.
골짜기가 활짝 밝아진다.
쉴 곳 없어 세 시간 내리 걸은 피로
정자 만나 오르자니 불은 신발 벗기 어려워
그저 아픈 다리 끌고 걷는다.
발이 퉁퉁 불어 벗겨질 것 같다.
드러누운 코스모스가 애잖다.
입곡저수지에 돌아오니 모두 파죽음
그래도 싸락 약밤 만나니
모두 힘이 솟는지 줍기가 재미다.
오는 길은 생전 처음으로
진해 수빈 차에 택배 받고 고마와했다.
오늘 빗속 입곡 둘렛길 걷기
두고두고 얘기꺼리로 저장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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