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뜻한 봄볕에 고향은 익어가고 -
09.4.22 육사 전남 순천시 낙안민속마을 스케치
훈풍이 어머니 치마 끝
말아올릴 때면
먼데 나간 아들은
고향 꿈을 꿉니다.
푸른 하늘 퇴색되도록
긴 햇살 들판에 널면
외양간에서 쫓겨난
게으런 소 나무 밑에 누워
반 감긴 눈 흰창 돌리며 하품 하고
애기똥풀 민들레 노랗게
담밑에서 늘어지게 속삭이면
종달이 밀밭 어귀
볼볼 잔 발자국 노닥거리네
용마루 걸친 초가 지붕
볏섬처럼 무거운 푸른 그늘을 끌며
마루턱 축담에 걸터 앉았고
짐 벗은 지게 아랫채 담벽에 서서
눈감고 백까지 숫자를 세고 있다.
강담 좁은 고샅길
담쟁이 하늘 향해 손을 뻗고
먼 발치 연초록 뒷산은
지나는 구름 붙잡고
골바람에 속탄 이파리가 허옇다.
그 영원한 어머니는
향기로운 쑥떡 쪄
콩고물에 굴리며
잘난 아들 딸 오기를
사립문 열어놓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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