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26 산호천변밤길 걷다/264 코스 : 집-(통합교-한일교-율림교-오호교-한일교-통합교, 3바퀴)-집 거리 시간 : 10,720보, 9.0km, 2.0시간 특색 : 물가에 무성히 피어 물가를 사랑한 소리쟁이 곁에 선 해오라기 멍한 기다림 나를 기다리는 산책에 콧노래 싣는다. |
갑갑함 터뜨리려고 모자를 눌러쓴다.
밝은 세상보다 어두움이 더 평안해진다.
일찌기 나왔더니 사람들도 아직 많이 안나왔다.
상쾌한 저녁길 씩씩하게 걷는다.
이제 무릎 아픈것이 조금 덜하다.
오늘도 아이들 도랑가에서 놀고 있다.
한바퀴 돌아도 가로등이 안 들어 온다.
두 바퀴째도 가로등불 아낀다.
세바퀴째 가서야 난간 점등이 피고
무지개다리 네온사인이 들어온다.
오리 네마리도 바닥을 훑고 있다.
그런데 그런데
저 해오라기 한시간 전부터
한발짝 옮기지 않고 무릎까지 담그고
눈은 저멀리 두고
아무 욕심 다 버린듯
아무 것도 달관한듯
운명은 그림자만 새까맣게 태우고
꼼짝도 안하고 기다린다.
그놈이 뛰어오르기를 수련하고 있다.
기다리는 난
세바퀴 1만보 목표를 채운다.
떠나올 수 밖에 없는 패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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