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만남 3/산책로풍광

또 그길 - 아이들 장난질 보며 그리다.

황와 2024. 5. 19. 21:52
24.5.19 산호천변데크 저녁길 개구장이 아이들 보며 걷다./264
          코스 : 집-통합교-한일교-율림교-무지개교-오호교-(반환)-한일교-통합교 3바퀴-집
          거리 시간 : 10,336보 8.7km, 2.0시간, 혼자
          특색 :  해그름 개구장이들 산호천 도랑가 물고기잡기 요란하다.-미꾸라지 댓마리 잡았다.
                     황혼빛 잔물결 속에 오리 두 마리 주둥이로 생을 더듬는다.   

 

 

종일 방안에 갇혀있다가 

저녁 먹고 해방된다.

몸이 온통 찌부둥하다.

매양 그길 꺼내 놓으니 자유다.

저녁길 사람들 많이 나와 돈다. 

황혼녘 집들이 냇물에 꺼꾸러졌다.

냇가 솟은 잡초가 도랑 화면 보러 고개 쏘옥 뺐다.

아무리 봐도 제 얼굴은 안보인다.

아이들이 징검다리에서 요란스럽게 논다.

웃통 활씬 벗고 팬티 차림

아이들이라 저녁 공기도 춥지 않는 모양

무엇 한마리 잡으면 함성을 지르고 난리다.

우루루 몰려들어 구경하고

뛰고 구르고 언덕에 둘러 앉아 관찰한다.

내가 세 바퀴 돌 때까지  계속 신난 놀이터다.

어둠이 내려 가로등 켜질 때까지

부모님이 찾는다는 걸 잊고 노닌다.

마자막 잡은 걸 마른 길바닥에 드러붓고 헤아리고 있다.

제법 통통한 미꾸라지 댓마리 마른 흙에 딩군다. 

잡았으면 바로 가져가든지

아니면 살려주든지 해야할텐데

고기의 고통은 아랑곳 없다.

물고기 비늘에  물기 빼앗기면 죽는다는 걸 모르고 

오로지 크기를 눈으로 재고 있다.

어릴적 내 모습을 아이들에게 발견한다.

우리도 얼마나 자주 개천에 나가 고기잡기하고 

맨손으로 물총새 구멍집 손넣어 잡아내고 

옆에서구멍에 물재수(뱀)있다고 위협하고 

돌뒤져 다슬기 가제잡고 

밤이면 횃불켜고 가제 기어나오면 잡고 

깊은 소에는 팬티벗고 언덕에 올라가 뛰어내리고 

풀 줄기 뜯어 파리 묶어 개구리 낚시하고

재수좋으면 뱀장어도 잡고 

그때가 저 아이들처럼 천진난만 가장 행복했다.

혹시 늦게 즐어왔다고 등짝맞던 일도

그때는 아팠지만 지금은 행복한 어릴 때다.

아이들이 그걸 생각하게 해 줘서 참 기쁘다.

물이 하수구 물인지 맑은 물인지도 모르고 

돌에 끼인 이끼만 봐도 깨끗한 물도 아닌데

다행히 며칠전 큰 비로 도랑을 깨끗이 청소해둔 물이다.

그러니 냄새도 없고 거울되어 비췬다.

노오란 붓꽃도 아름답다.

 

 

도랑을 더 내려오면 

포장된 냇바닥에 여울져 흐르는 물그림

황혼에 반사된 물결선들이 무늬 만들며 내려간다.

아름다운 물결무늬가 아름답다.

누가 그 무늬를 창조할 수 있을까?

거기에 갈길 잃은 오리 두 마리

앞은 바닥 이끼 속에 부리끌며 물밭을 간다.

자맥질은 너무 얕아 못하고 

좌우로 흔들며 이끼 뜯어 먹는듯

광경 자연화 한 컷

그 생애 작품이 되어 멋지다.

 

 

매일 도는 코스지만 환경이 바꾸면 그림도 바뀐다.

이아이들의 모습에서 나를 70년만에 본다.

참 고마운 현상이다.

저 희멀건 맨살을 드러낸 아이들 깨끗한 동심이

어른들을 즐겁게 만들어 주니 고맙다.

저렇게 천진난만하게 자라주길 기도해 본다.

세 바퀴 돌며 반듯하게 걸으니 등에서 땀이 속옷을 적신다.

땀이 끈끈히 나야 운동이 된다.

1만보 목표 달성하고 아름다운 사진도 컷으로 달았다.

기분이 가뿐하고 생기가 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