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뜰 소식/만사참례기

부모님 젖만지기 추억

황와 2023. 9. 29. 20:40

 

23.9.29 추석절 차례지내고 선조부모 산소 성묘하다./264
         코스 : 마산-진성-질매재 부모님 산소 성묘(백일홍 가지치기)-숙모댁-고조, 증조, 조부모, 숙부 산소 성묘-
                   큰집-동생집(점심)-반성 누님집-마산 
         특색 : 성묘길 거북걸음 고속도로, 차가 너무 많다.(2시간쯤 지체됨)     

 

추석 차례지내다.

 

할멈은 코로나로 기진맥진 손이 떨린단다.

이 어쩌랴!

그래도 제삿상 준비는 틈내서 준비했단다.

올 추석은 몸도 그런데 

차례지내지 말자고 말했으나

종손의 아내로 살아온 그 업보 

쉬이 끊는 것이 아쉬운 모양이다.

남의 세태이야기는 자주 이야기 하더니

막상 자기에게 닥치니  종손부 노릇 그개로 하련다.

간촐하고 아픈 중에서 정성들여 

차례상 진설하니 그럴듯하다.

결국 먹을 사람은 우리 내외 뿐이니

제삿밥 다 먹어치우려면  1주일이상 먹어야 한다.

그래서 가장 단촐하게 1개씩만 장만하였다. 

아이들 가족 코로나로 고향집에 오지 못하게 했다.

한복 두루마기 도포 유건 겆춰입고

혼자 진설하고 잔 드리며  

모든 역할 혼자하고 절차대로 지냈다.

증조부모, 조부모님 한번 지내고 

양부모님, 생부모님 한번 지내니

 조손이 만나니 내 기쁨이다.

조상을 내가 만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조상이 나를 만나러 오셨다.

참 고맙고 존경하는 우리 선조 조상님

나와 우리 자식들은 어디서 왔는가?

조상 받드니 우리 가정 화평했고 

나와 아이들 건실하게 커서 혼인하여 

대를 이어 살아갈 주체성 아니던가?

형식은 본질을 대신한다.

정성을 들이고 나니 땀난 절차에도 뿌듯하다.

허약해진 아내의 건강

살려달라고 맨 먼저 기도했다.

오냐하고 대답해주시는듯하다.

살아계시면 가장 걱정을 많이해 주실 분이 부모님들이다.

마치고 음복하고

오늘은 모든 제사기구 모두 다 닦아 넣고 

마무리 다한 다음 아내가 좀 쉬라고 하고 

고향 선조 산가 성묘 출발했다.   

 

 

두 부모님(양부모, 생부모) 산소 성묘

 

고속도로로 향하다가 긴 대기줄에 끼어들지 못해

석전삼거리로 돌아 다시 서마산IC로 향하니

역시 긴 줄이 되어 거북이처럼 기어간다.

아마 1시간이상 지체했을 거다.

고속도로에 올라서도 차들이 꽉차 기어간다.

결국 9시 나선 출발이 11시 넘어서야 진성도착했다.

바로 부모님 산소부터 올라가

주면 나무에 걸린 덩굴식물 제거하고 

환하게 밝은 산가에 엎드려 그리움 만졌다.

어릴적 1년만에 젖떼어 젖배 곯은 아이

미음죽물, 뜨물죽물, 동네 아지매 동냥젖 먹고 자란 몸

밤만 되면 그 젖이 그리워 엄마 빈가슴 더듬으며 잠잤었다.

오늘 친부모 날나으시고 양부모 날 기르시니

그것도 모두 내 나이 열 살쯤 다 돌아가셨으니

부모덕이 없기로서니 사주팔자에 박혔더라. 

그 부모님 양볕에 모시고 절하니 반갑다고 나오셨다.

얼마나 기다리던 회포인가?

부모님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온정 따스하다. 

옛날 묻을곳 없어 밤에 살며시 묻힌 질매재 먼당

한번 오르내리기 어려웠던 그곳

지금은 혜목산(월아산)도로 나고나서

도롯가에 산책로 바로 옆에 있으니 명당 중의 명당이로다. 

백일홍 나무 가지 잘라서 정리하니

내년도 빨강 백일홍 꽃이 활짝 피어나길 바래본다. 

 

질매재 산책로

 

다시 숙모님댁으로 내려가 인사하고 

다시 종형제끼리 뒷뫼에 올라 

증조부모님 영서 증조부님과 김령김씨 시성댁 증조할머님

조부모님 직와처사 조부님과 창녕성씨 증산댁 할머님 

종손 태어났다고 애지중지

허리춤 쌈지주머니 사탕 엿 주시곤 했지

대를 이을 놈이라고 착한놈 착한놈 머리 쓰다듬었지 

할아버지 사랑방에 노상 딩굴며 

할아버지 손자놈 상투 수염 당기고 놀았겠지

사랑방에서 울리는 한문 글읽는 소리 듣고 

어린 내가 먼저 그 글 외우는 모습에

천재 난다고 좋아하셨지

그 할아버지의 든든한 빽에 우리는 늘 의기양양했었지

똥망태 짊어지고 새벽이면 동네 한바퀴 거름주워 모으신

부지런한 생전 모습 보고 우리는 할아버지 본을 보고 자랐지 

솔선수범을 늘 본을 보였던 선각자 훈장 님

그 풍채 그 모습보고  착하게 자랐지 

엎드려 절하며 눈시울 적셨다.

내려오선 숙부님 산소 성묘하고 

또 죽헌처사 고조부님 학명 높은 품위에

묘갈명 받아둔 고조부님 비석 세우지 못한 자손 부끄럽다.

언젠가는 세워야하는데 자꾸 집안은 콩가루가 되어간다. 

 

부용화

큰집에 내려가서 추석절 다모인 형제들 보고 

단술 한사발 얻어 마시고는 

동생집에 들러 평소 아픈 상황 서로 묻고 

오래 살아가자고 다집하며 

그동안 얻어놓았던 각종 채소 과일

우리 먹으라고 다 싸준다.

맛있는 것 사서 먹으라고 몇닢 주고 왔다.

다시 외로운 누이집으로 가서 

혼자 남은 남매정 나누고

여러 이야기 우리집 종사 아는대로 설명해 주었다.

누이의 핏속에도 양반 곧은 기질이 남아있어서 좋다.

훈장 할아버지에게서 받은 인자다.

이것저것 다 내놓고 이것 먹어라 저것 먹어라

일찍 부모 잃은 삼남매 시절 누이모습 그린다.  

갖가지 반찬꺼리 차에 실어 준다.

혼자 집 지키는 외로운 누이

빈집 찾아간 것이 참 잘된 일이다.

도로 자동차줄을 따라 기어서 오니 

이미 저녁 먹을 시간 하루가 길에서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