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만남 3/산책로풍광

겨울 속의 봄날, 벌목기 우는 갈뫼산 숲길

황와 2021. 12. 21. 17:02

                                          21.12.21 산수벗 셋 갈뫼산둘렛길 넉넉히 거닐었다./264

                                                코스 : 집-석전초-사각정자-갈뫼산 정상-허릿길-사각정자-버들집(점심)-집

                                                거리 시간 인원 : 12,900보  9.58km, 3명

 

나설 때부터 봄날이다.

그 흔한 겨울바람 한 조각도 없다. 

복 받은 날

걷는 자는 그래서 넉넉하다.

석전초등학교 입구에서

둘러보아도 들어갈 곳이 없다.

모두 출입금지다.

코로나로 일없는 국민은 회피자가 되고 말았다.

내가 그자리에 있을 땐 그러지 않았는데

요즈음엔 완전히 주변인이다.

최소한 군림하는 행정은 안되어야 하는데

모두 잠재적 보균자가 되었다.

그래도 친구 셋 손 잡고 

갈뫼산 둘렛길 오른다. 

가장 편안히 할 우리들 놀음이다.

 

 

오늘은 드러누운 소의 등줄기를 타는 날

갈뫼산 능선이 되삭임하며 드러누운 소의 등이다.

능선을 따라 올라가다가 목덜미쯤

사각정자에 앉아 여유로운 삭임질 쉬고

능선따라 올라가서 정상 정자에서 

내가 가지고 간 고구마 씹고 

미당 귤껍질 깠다.

오늘은 주제가 예전 청년교사적 추억담

정성을 다해 가르치고 

온몸을 바쳐 학교 일하며 

열심히 입시 공부시킨 사례를 들고 나온다.

밤이면 열심히 술먹고 선배 치송하고

학교 가면 문제출제하여 철판 긁고

프린트하여 시험치는 것이 일과

모두 학교의 중심인이 되어 봉사 헌신한 3기다.

그래서 도내 학교마다 그 이름 떨쳤었다.

지나고 보니 모두 부질없는 허명이었다.

숲속 길 오솔길 내내 그 이야기가 주제다.

 

 

북쪽 사면을 걸으며 

숲속 기계톱소리 요란하다.

아마 간벌하는 모양인데 

수종이 관계가 없다.

왱왱 우는 소리와 고속도로 찻소리가 시끄럽다.

어지간히도 일거리가 없었던 모양이다.

울창한 숲도 아닌데 벌목하니 이상하다.

참나무 등궐들이 누워 있는 걸 보니 아깝다.

어디 참나무 고기구이집에서라도 이용하면 좋겠다.

그러나 그 화목 가져갈 수 없겠지

성글어진 나무 사이로 하늘이 푸르다.

한바퀴 돌아 사각정자에서 푹 쉬고

소나무숲길 내려와 먼지 떨고나니

좋은 길 참 잘 왔구나 싶다. 

버들집에 들러 

소주 한 잔에 특탕 한 그릇

주모 옆에서 농담 걸더니 

덕암이 계산하고 만다.

누가 내면 어쩌랴 고맙다. 

집에까지 돌아오니 

약 1만3천 보, 9.6km 목표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