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茅隱 李午
喬木如尊可假花 喬木이 여전하다면 假花가 피어났을까
교목여존가가화
王春惟道暮山家 새봄이 왔다고 하나 산촌에는 아직 이르지 않았네
왕춘유도모산가
悲歌哀詠相隨地 슬픈노래 부르며 서로 믿고 의지하는 이 곳
비가애영상수지
恥向長安更着紗 서울을 향하는 부끄러운 마음일랑 실오라기 만큼도 없다네
치향장안경착사
/茅隱 李午
滄暝夜夜迎孤月 밤마다 깊은 바다에서 떠 오르는 외로운 달을 맞이하고
창명야야영고월
杞鞠年年闢小畦 해마다 식량을 마련하기 위해 작은 밭을 일구네
기국년년벽소휴
回首未逢堯舜世 아무리 돌아보아도 요순시대를 만날 수 없으니
회수미봉요순세
甘心不讓牧樵儕 소먹이 나뭇군들과 함께 지내는 걸 즐겁게 여기리
감심불양목초제
[盍簪聯句詩] - 네 분 선사가 한 구씩 맡아 지은 시
합잠연구시
幽篁園裏數叢花 대숲 그윽한 동산에 꽃들이 만발하고 /茅隱 李午
유황원리수총화
潤色山村寂寞家 산빛 고운 산촌에는 집 한 채 외로이 들어 앉았네 /琴隱 趙悅
윤색산촌적막가
入室更看樽有酒 방에 들어가니 술통에 술이 가득하구나 /晩隱 洪載
입실갱간준유주
宦情從此薄於紗 이를 두고 벼슬에 나갈 생각일랑 실오라기 만큼도 없다네 /丹邱 金後
환정종차박어사
茅隱 李先生 遺墟碑銘詩
모은 이선생 유허비명시
/ 眞城 李秉恩
先生之世 麗運之傾 선생의 생애, 고려의 운명과 함께 했으니
선생지세 여운지경
秉義危邦 介石之貞 망국에 대한 의리, 굳은 정절로 지키셨네
병의위방 개석지정
屹彼茅谷 于玆結楹 저 모곡의 훌륭한 이, 이곳에서 뜻을 함께하고
흘피모곡 우자결영
晦跡林泉 絶意浮榮 산림에 은거하며, 세속의 헛된 욕심을 버리셨네
회적임천 절의부영
人亡道存 山高水長 사람은 가고 도리만 남아, 그 덕행 영원히 빛나는데
인망도존 산고수장
古井不食 曷勝悲傷 그 절개 본 받을 수 없으니, 어찌 마음이 아프지 않으랴
고정불식 갈승비상
有祠雲衢 三嘉故城 여기 운구서원이 있던, 삼가의 옛터에
유사운구 삼가고성
合餟群賢 杜門院成 현인들을 함께 모셔, 두문동을 이루었네
합체군현 두문원성
天啓斯文 永垂風聲 하늘이 이 글을 인도하여, 風聲이 영원히 전해지리니
천계사문 영수풍성
表厥遺墟 敬告後生 이 유허에 비를 세워, 후세에 길이 공경하길 알리노라
표궐유허 경고후생
[모은이선생유허비명 1991(신미) 음10월16일 眞城 李秉恩 삼가 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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