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조상사료실

모은 선생 절의시

황와 2021. 11. 13. 22:44

                                                          /茅隱 李午

 

喬木如尊可假花   喬木이 여전하다면 假花가 피어났을까

교목여존가가화

王春惟道暮山家   새봄이 왔다고 하나 산촌에는 아직 이르지 않았네

왕춘유도모산가

悲歌哀詠相隨地   슬픈노래 부르며 서로 믿고 의지하는 이 곳

비가애영상수지

恥向長安更着紗   서울을 향하는 부끄러운 마음일랑 실오라기 만큼도 없다네

치향장안경착사

 

                                                            /茅隱 李午

 

滄暝夜夜迎孤月   밤마다 깊은 바다에서 떠 오르는 외로운 달을 맞이하고

창명야야영고월

杞鞠年年闢小畦   해마다 식량을 마련하기 위해 작은 밭을 일구네

기국년년벽소휴

回首未逢堯舜世   아무리 돌아보아도 요순시대를 만날 수 없으니

회수미봉요순세

甘心不讓牧樵儕   소먹이 나뭇군들과 함께 지내는 걸 즐겁게 여기리

감심불양목초제

 

 

 

    [盍簪聯句詩] - 네 분 선사가 한 구씩 맡아 지은 시

     합잠연구시

 

幽篁園裏數叢花   대숲 그윽한 동산에 꽃들이 만발하고 /茅隱 李午

유황원리수총화

潤色山村寂寞家   산빛 고운 산촌에는 집 한 채 외로이 들어 앉았네 /琴隱 趙悅

윤색산촌적막가

入室更看樽有酒   방에 들어가니 술통에 술이 가득하구나 /晩隱 洪載

입실갱간준유주

宦情從此薄於紗   이를 두고 벼슬에 나갈 생각일랑 실오라기 만큼도 없다네 /丹邱 金後

환정종차박어사

 

 

 

茅隱 李先生 遺墟碑銘詩

모은 이선생 유허비명시

                                                                  / 眞城 李秉恩

 

先生之世 麗運之傾   선생의 생애, 고려의 운명과 함께 했으니

선생지세 여운지경

秉義危邦 介石之貞   망국에 대한 의리, 굳은 정절로 지키셨네

병의위방 개석지정

屹彼茅谷 于玆結楹   저 모곡의 훌륭한 이, 이곳에서 뜻을 함께하고

흘피모곡 우자결영

晦跡林泉 絶意浮榮   산림에 은거하며, 세속의 헛된 욕심을 버리셨네

회적임천 절의부영

人亡道存 山高水長   사람은 가고 도리만 남아, 그 덕행 영원히 빛나는데

인망도존 산고수장

古井不食 曷勝悲傷   그 절개 본 받을 수 없으니, 어찌 마음이 아프지 않으랴

고정불식 갈승비상

有祠雲衢 三嘉故城   여기 운구서원이 있던, 삼가의 옛터에

유사운구 삼가고성

合餟群賢 杜門院成   현인들을 함께 모셔, 두문동을 이루었네

합체군현 두문원성

天啓斯文 永垂風聲   하늘이 이 글을 인도하여, 風聲이 영원히 전해지리니

천계사문 영수풍성

表厥遺墟 敬告後生   이 유허에 비를 세워, 후세에 길이 공경하길 알리노라

표궐유허 경고후생

 

                   [모은이선생유허비명  1991(신미) 1016眞城 李秉恩 삼가 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