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청아한글샘

물끄러미

황와 2021. 1. 27. 22:35

                                                                                                      21.1.27 篁窩

 

회색 해오라기 한 마리

개울가에 외발로 섰다.

긴 목은 꼬부라진 채

조는 건지

달관한 건지

물끄러미

반사되는 수면 관조하고 있다.

 

조기 퇴직자 흰 머리칼

가는 실가닥 안면에 그린 그림자

구부정한 목 처진 어깨

실눈 뜬 건지

감은 건지

물끄러미

추억 남은 세상을 반추하고 있다.

 

물새와 늙은이

허탈한 생활의 포기

코로나 팬데믹 언저리에 서서

살아야 하는 건지

죽어야 하는 건지

물끄러미

보는 이만 갑갑할 뿐 서로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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