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3 진주교대3회 동기회 강변횟집에 만나다./264
어이 친구야!
별일 없었나?
추석 잘 지내고 ?
주먹 악수로 만났다.
한 달만에 만나도
먼 날 못본 것 같다.
만나도 할 말없이
입에다 찌그리 씌우니
벙어리가 될 수 밖에
평소 말 없던 내가
한 번 빙긋 웃어주는 게 다지
열여섯 친구들 모두 건장하다.
오늘 못 나온 놈들이
모두 시원찮은 놈들이겠지.
아님 더 좋은 델 갔던가.
요즘 어디 우리 오라는 데 있나?
모두 쓸모없는 밥버러지들
고집은 아직도 얼굴 근육인데
강변횟집 가을 떡전어회
깨소금같은 기름진 맛
소주 한 잔 걸치고
상추쌈에 뻘건 회초집
기분좋게 불룩불룩
친구들 이야기 꺼내 온다네
매운탕에 밥 말아 먹고
쓰잘 데없는 얘기 쏟아내고는
아무 건데기도 건지지 못하고
안 나온 친구들만 원망하다가
뻔한 회장님 인사말
밥숫갈 놓자마자 집으로 휑하니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이제 그리 얘기꺼리 빈곤한가
집구석 마님 곁으로 기어든다.
예전 왁자지껄 시끄럽던
그 때
콩팔칠팔 같은 말 되풀이하며
소줏병 줄을 섰던 그때가
젊음 어쩐지 그립다.
그래도 늙어빠진 친구들 매달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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