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뜰 소식/만사참례기

弔 故金文甲 祭文

황와 2020. 4. 30. 10:33

                                                          20.4.30 초파일 날 고김문갑 벗 진주경상대병원장례식장 조문하다./264

[弔 故金文甲 祭文]

 

유 세차 경자년 사월 병신삭 초파일 계묘 일에,

진성초등학교 22회동창회장 성득찬이 엎드려 고합니다.

龍谷居士 安東金公 文甲 친구 영전에서

아까운 친구를 멀리 보내는 맘

동기를 찢어 보내는 아픔

어찌할 바를 모르겠구료

오호 통재요 오호 애재로다.

그대 김공께서는

아버님 김득봉 님과 어머님 진양강씨 사이에서

4남매 중 장자로 불구의 몸으로 태어나서

집안 사손(嗣孫)으로 부모님 정성 속에 자랐으며

불편한 몸 좌절하지 않고 항시 참 용기로

우리들과 함께 택동고개 넘는 십리길

진성초등학교를 매일 책보따리 메고

달리기하며 다녔고

어려운 형편 중학교 진학도 못하고

스스로 면학하여 꿈을 키워낸 친구였습니다.

 

조부께서 타향 용고미로 옮겨와 정착하셨으나

백여년간 타성 속에서 외로이 종문 지키며

안동김씨 명문의 긍지를 지켜온 생존이었소.

우리가 다 지켜보고 겪은 어려운 역사였소.

다행이 임효임 여사와 결혼하여 슬하에

13녀의 아들 딸 잘 챙기며

온 집안의 짐 다 짊어지고 어려운 가정을 일구시고

온갖 일 다 겪고 마지막 건축업 기사로

지방 공사 현장을 뛰어다니며 힘써 기여했으며

평안한 가정 다복한 자녀 대단한 성공 고맙게

만년 친구들과 잘 만나 즐겁게 노니는가 했더니

무리한 몸에 악질 기생하여

우리들 건강 축수 빌고 빌었건만

수년간 가족들 간절한 간호에도 고집부리며

그대는 누구나 갈 길 혼자 가셨구려

 

지난번 득병 후 여윈 몸

두어 차례 본 것이 마지막

인정도 없는 친구들 자주 찾지도 못했으니

미안코 죄송하네

이제 먼저 가신 부모님과 만나

부디 장천극락에서 영생하시옵고

남은 부인과 자녀 식솔들 잘 보살펴 주게나.

오호 애통하도다.

어디 가서 의 좌중을 압도하는

자기는 웃지 않고 던지는 농담 한마디마다

모두 박장 웃음 어디서 찾을꼬?

다정한 모습, 알뜰한 배려

다시 듣고 볼 수 있으리오,

그대 없으니 우리는 성난 사람이 됩니다.

이제 모든 짐 다 내려놓으시고

편안히 유선(儒仙)되어 가시옵소서.

아아! 애통한 마음 금할 수 없어

친구들 엎드려 재배하며 보냅니다.

부디 소찬 박주를 흠향하시옵소서 !

 


 

용고미 갭이

 

내 사랑니 하나 빠졌네

언제나 그리운 이

용고미 갭이

 

내 등 바람이 차네

이제 장난끼 농담

그 누구에게서 들을꼬

 

참 멀리 보내자니

너무도 그립소

에이 오라질 놈

 

이팝꽃 피거든

매년 오시게

우리 두 팔 벌려 기다리리다.

 

/육사 이동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