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뜰 소식/만사참례기

부모님 산가 방문 및 생질 진성철물 이전개업 축하

황와 2020. 4. 30. 20:54

20.4.30 부처님 오신날 아내와 함께 아버님 원 제삿날 산소 성묘하고 화성사 등불 달고

           친구 장례 조문하고 나서 생질 점포 확장이전 축하해 주고 누이 집에까지 모셔다 주었다./264 


오늘 부처님 오신날은

내 아버지 황천(皇天) 가신 날이다.

그래서 이때만 되면

온갖 봄꽃 만발하지만

난 가장 답답한 날이 되고만 자.

6.25 전쟁 중의 애련사(哀憐史)다.

오늘 고속도로는 코로나로부터 해방된 날

빽빽하게 줄 서서 기다리며 간다.

역부러 시간 늦춰 출발했는데도 

고속도로 입구 제자리에 멈췄다.

달음산 고갯마루 양지쪽 따뜻한 곳

양,친부모 뙤약볕에 나와 노신다.

잔디밭에 고사리 푸른 여린잎 보며

형제 동서끼리 정답다.

날 키워주신 어머니 양부모님 형님

날 낳아주신 어머니 친부모님 동생

담하나 없이 한마당에서 노신다.

산가 옆에 그늘지는 소나무도

환하게 베어지고 없고

구석구석 봄볕이 뛰놀고

쭉쭉 자라던 풀도 땅짤막하게 튼실해졌다.

소줏잔 부어놓고 부모님께 비는 말

아들 손자 잘 되게 해 달라고 빈다.

우리들 느린 질병은 뒷전이다.

부모님 마음의 본성을 본다.


     


마찬가지로 친부모 묘 앞에서도

잔술 부어놓고

딸 아들 손자들 건강하라고 빌고있다.

올해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한 손자놈이 가장 먼저 밝힌다.

큰 둥치 소나무 베어 푸른 나무무덤 만들었으니

아버지 내외 구성진 모내기판 노래가 흘러나온다.

앞소리쟁이 민속예술가 

단목댁 구성진 소리 온 들판에 퍼진다. 

그 목소리 닮아

내가 노래방 만점 박수 터지기도 한다

오늘은 산가 둘러보며 울타리 쑥 뜯고

고마운 부모님 얼굴은 뜬구름에게 읽는다.

부모 발부 정이 없다고

내 사주 어릴적 부모덕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난 부모님 아직까지 한번도 버린 일 없다.

곁을 떠나오면 달음산 뻐꾸기 울어야 하는데 

오늘은 산새도 벙어리가 되었다.

둘러나오는 내 맘만 편하다.



진주혁신도시 관통하여 

화성사에 도착하니 누님이 기다리고 있다가 

버선발로 뛰어나온다.

아내 법당에 등불 달고 초파일 재배하고 

난 진주로 달아나 고치친구 한놈 보내며 

가슴앓이 슬픔 눈물이 밴다.

동병상린 엄마 나이 동갑이라는 공감 때문에

그 집에 가면 내 어머니 같고 

우리 집에 오면 그 어머니 같고

서로 서로 키워준 아들이었는데 

그 놈도 이제 저 멀리 보냈다.

안동김씨 양반 기질이 있어서 

누구에게나 말씨름엔 지는 바 없고

한 마디 농담 던지면 

방안이 박장대소가 되는 재주 

누구나 그를 놀이개감이었지만

난 그를 뼈대있는 친구라 격려해 주었다.

그러니 둘 사이엔 진담(眞談)이 흐르고

그 말 속에는 뼈조각을 느끼는 관계가 되었다.

제문과 시를 지어 전달하고 

딸래미 그 어려움 속에 춤꾼되어

한양대 무용과 교수 박사라니 고맙더라 

병원 문까지 바래다 주니 

그리 예쁠 수 없더라. 

이제 어머니 잘 모시라고 전한다.

매년 이팝나무꽃 필때면 

우리들 용고미에서 만나자고 시로 말했다.   


    


화성사로 들어가 아내와 누님 싣고 

동기간 삼남매 동생집 들렀다.

동생 아리는 팔뚝 쥐고 누워있다.

통풍이라는데 씀벅씀벅 아린단다.

내 가슴이 아프다.

누님도 동생 손목을 쥐고 놓지 않는다.

동기간이란 바로 서로 대신 아파지는 관계다.

약 지어 먹고 있다니 다독이고 나왔다.

다리를 만지니 장단지 근육이 쪽 빠졌다.

잘 낫기를 기도하며 떠난다.





생질 큰 놈 삼거리서 좁은 점빵 얻어 

성실히 잘 하더니만 

날마당에 새땅 사서 새집 짓고

며칠전 이전개업하였으니 

외삼촌으로 가 봐야지 

새 점포 높다랗게 그리고 빼곡히 

백화점처럼 정리해 두었다.

그 모습 고마와서 금일봉 전했다.

동숙이까지 합석하니 가족정이 뭉친다.

부디 성공하여 잘 살았으면 좋겠다.

생질이 피로한 안색이다.

쉬면서 천천히 하라고 일렀다.

확장개업 번창사업 축원했다.


    



누이 집으로 드니

집에 있는 모든 찬거리 또 싣는다.

자기가 장만해서 자식들에게 나누어주는 기쁨

우리도 그 기쁨 얻어다 먹는다.

항상 한짐 싣고 나온다.

이것 줄까?

저것 줄까?

나눠 줄 아들 딸 있는데도

먼저 본 놈이 임자이듯

누구든 먼저 가져가면 

누이는 또 새것을 만들어 쟁여둔단다.

오늘 하루도 정으로 행복하게 살다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