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음악회감상

경남챔버 쏘싸이어티 쇼스타코비치와 정윤주 초연

황와 2019. 5. 14. 23:53

19.5.14 경남챔버쏘싸이어티 제35회 정기연주회 제자와 함께 듣다./264


3.15 소극장에서 초청장이 왔다.

하루동안 대구 숲속을 걸은 피곤한 몸

그래도 가야 한다는 강박감

저녁 숱갈 내리자마자 떠난다.

자전거가 음악을 연주한다.

어둠이 내리는 길 기분 좋다.

장중군을 뜻 밖에 만난다.

내 아름다운 예술혼 제자다.

수필가가 음악을 무릎곁에 두고 있다.

오래간 만에 무릎 맞대고

그리운 그놈들 안부 익힌다.

모두가 다 억지로 살아간단다.

그들 못 사는 게 모두 내 책임이 된다.

가슴이 저려옮은 내 자책일까?

시대 탓이라고 그들은 돌린다.



챔버 관현악단 첫곡을 연다.

쇼스타코비치의 실내악 8번

실내 현악기 위주 악단 편성이다.

조음(調音) 소리덩이 풀어 놓고

솔솔 곱고 예쁜 실타래 자아내는 게

관현악단 버릇이요 관행인데

첫음부터 조음작업이 없다.

매우 근심스러운 도전이다.

마치 붓솔의 끄터머리 털끝 갈라지듯이 

음의 일체성이 갈라진다.

지휘자 마져 없으니 더 그렇다.

여리고 느리게 낮은 음 열고

느릿느릿 게으른 음을 풀어낸다.

음울한 이유가 

파시즘 전쟁 희생자를 생각하며 바쳐진 음악 

나는 청음을 하자니 눈을 감고

관음을 하자니 귀를 닫는다.

피곤한 몸이 자꾸 눈을 닫게 한다.

애써서 음악을 해석하려하니

동기 한 마디도 담겨지지 않는다.

나도 모르게 감각도 닫고 만다.

자장가가 되고 만다.

조금 빨라지면 눈 떴다가 함께 흔들고

다시 조용히 가라 앉는다.

저음 속에 꽝꽝꽝 총성 울리더니

전장터 비명 죽음 연상 겹쳐진다.

마지막 울음이 힘차더니 

스르르 침몰하는 길다란 꼬리 마감 

박수가 까르르 웃음이 길다.

음악이 너무 침몰하는 느낌으로 받는다.



다음은 우리나라 정윤주의 음악 초연이란다.

그의 아들 아버님 작품 초연 들으러 참석했다고 

인사에 박수 보탰다.

먼저 실내악 현악기과 타악기 결합 

제목은 향로  좀 이상한 음악 구조다.

실처럼 가느다란 현악기 음에

퉁명스런 타악기 벼락치듯 탁탁

시작부터 심벌즈 울리고,

트라이앵글  가늘게 울리니 파격이다.

현악기 소리 조금 뭉치면 

타악기 소리가 음을 잘라댄다.

트레몰로 주법이 떨게 만든다.



두 번째 곡 벌써 가을을 부른다.

지금 초여름인데 음악은 가을을 만든다.

관현악단으로 서주곡 힘있게 시작하고 

갑자기 음악이 단절된다.

2장은 메뚜기 날개짓 파르르 뜀뛰고

3장 잠자리 하늘에 날다가 댓가지 끝에 앉고 

4장 매미의 노래 숲속에 울다가  단절이 되고 만다.

허수아비 소리가 작게 썰어서 참새 쫓고 

금관악기 가로 악기 반짝이는 플룻   

영롱한 그 소리에 혼을 빼앗기고 만다.

이 곡이 1953이후 처음으로 연주 된단다. 



세번째 곡 '까치의 죽음

관현악단 모두 채워졌다.

우렁찬 음악에 지휘자 춤 액션이 커진다.

하늘 날다가 반가운 손님 오듯이 

만남의 새소식 아름다운 속담에 

까치는  자기 몸의 길상을 우리에게 뿌리고 있다.  

맑은 새소리 호수 위에 날고

사그러지는 그 음

맑은 새소리 우렁찬 단말마

관현타악 고루섞인 음 속에 

새로운 시도 재생산 활동이다.

가장 관현악 다운 소리 새로운 연주 

교향악곡 느낌이 자연히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