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음악회감상

기억해야할 6.25날 음악회

황와 2019. 6. 26. 01:09

19.6.25 창원시립교향악단 320회 정기연주회 메모리얼 콘서트 참석하다./264


6.25 사변일

모윤숙의 '국군을 죽어서 말한다'를 듣는다.

그것을 기억해야할 음악회다.

오늘도 장중군이 날 맞아준다.

긴 끌림음으로 조음하여  

조심스레 정음을 끌어내려 한다.

박수로 이끌었다.

첫곡 바버의 '현을위한 아다지오'

실내 현악기로 실내악을 이끈다.

여린 순하디 순한 독기없는 리듬으로 나를 녹인다.

점점 하소연 놀이 슬픈 과거를 이야기 하는 듯

갑자기 끊어 주의를 돋운다.

눈 감고 들어야 제격 

잠이라도 부르던

너무 조용히 날 다독인다.

궁금한 인내심으로 듣는 게 음악인가 보다.



둘째 곡 슈만의 '첼로협주곡 가단조 작품 129번'

젊은 유망주 이상은 첼로 앞자리에 앉았다. 

실내악과 얇은 한 줄 관악기가 편성되었다.

G음 낮은 음이 운다.

어울림에 얽혀 개성을 잃는다.

배를 긁는 낮은 소리가 드러난다.

낮은 음이 있기에 멜로디가 더 아름답다.

대비 음색 자료가 첼로 연주다. 

현재가 더 음울한 첼로 같다. 

오늘은 특히 그렇다. 6.25이기에

웅혼하게 일어났다가 사르르 저음을 섞는다.

간간이 관악기을 섞을 뿐

씩씩해지니 주류를 남기고 숨는다.

속도가 빨라지고 경쾌해진다.

아스라히 멀어져 가다가

깨운듯 발딱 일어나기도 한다.

참새처럼 잘게 조잘대다가

반짝이는 맑은 플룻 멜로디 운다.

현란한 놀림으로 음악이 운다.

낮은 음으로 임하게 하소서

박수는 여러차례 연주자 불러내서

결국 이상은 독주 앵콜곡 운다.

비릿한 낮은 음악이 아픔이고

낮은 외침이고

낮은 것이 더 큰 웅변이다.

박수로 배웅했다.



잠시 쉬고는

세번째 메인 곡 말러의 '교향곡 제5번 올림 다단조'

전 악기가 꽉차게 다 들어온다.

시끄러운 연습음 속에서 긴 비단실 뽑아내려나 보다.

조음과정이 훨씬 길어졌다. 


제1악장

트럼펫 울면서 시작한다.

우렁찬 울음

씩씩한  큰 별

실내악 은하수 되어 흐르고

우렁차게 일어섰다가 조용히 음을 끌고 오른다. 

몸이 지휘를 한다.

트럼펫 울고 나면 몸을 떨듯이 발광을 한다.

미친 시끄러움이 밤 공기를 가른다.

느림은 심벌즈로 폭탄이 된다.

사라지다가 다시 일어나고

금관악기가 반짝이며 끼어든다.

폭포수처럼 음들이 떨어진다.

여린 트럼펫 샘내는 소리다.


제2악장 박쥐들이 울어댄다.

큰일났다. 혼돈이다.

칼끝처럼 날카롭다.

순하게 다듬으며 울어댄다.

우렁차게 시끄러움에 든다.

조용해짐이 안개처럼 깔려 들어온다.

화음이 멋지다.

생기있게 즐거움 돋운다.

울림이 지휘자 춤을 키운다.

몸파도가 보리밭 바람결로 일렁인다.

성질 나쁜 지휘자 폴짝폴짝 뛴다.

한껏 울다가 끝이 다가오는 듯

조용히 다가온다.

아기자기한 악성을 마친다.


제3악장 호른이 먼저 깨운다.

플룻이 따라 일어나고 튜바도 섞인다.

현악기 활질은 여전히 하늘 찌른다.

트롬본과 호른도 섞여 논다.

음색이 독특하다.

음이 사라지며 이끈다.

호른 둥근소리가 악기를 닮았다.

메아리되어 함께 울린다.

바이올린도 가늘게 웃고

북소리 터지며 요란한 박자가 운다.

템버린도 종소리도 섞인다.

뽑내며 울다가 가느다란 소리 키운다.

딱 자르고 나니 무음

빨라져가며 호른 긴음 끈다.

단말마처럼 조급해지며 온전함 깨운다.


제4악장

천천히 일으킨다.

실내악을 빗자루로 음악 조각들을 쓸어 담는다.

혼자인 것을, 외로운 것을, 샘 솟는 울림이 동감이다.

사라졌다가 다시 자라난다.

시끄러움을 달래고 만다.


제5악장

파곳과 피콜로도 따라 내민다.

숲속을 기는 바람처럼 지나친다.

자디잔 실내악 흐르고 

밀기 음악에서 자랑을 배운다.

음악은 진정 대조구를 만드는 작업

순음은 귀에 익혀 옛 것을 부른다.

지휘자 저러다간 몸살하겠다.

열정이 음악이고 본성으로 뿜어댄다.

빨라짐으로 춤을 춘다.

우렁차게 울렁댄다. 

아무리 박수 외쳐도

마스터 손을 끌고 파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