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2 적송에서 창진회 모임에 참가하다./264
모두 나를 잘 아는 사람들
창녕이라는 지역에 첫 자리펴고
꿈과 희망을 펼치던 사람들
그들은 결코 고향이 아니었던
창녕이 따스한 고향처럼 느끼는 사람들이다.
진주 한 곳에서 나와 뿌리 같고
서러운 타향에서 어울림 친구가 되었소
모두 첫 영전임지를 위해 정성 다했고
이제 거긴 폐허가 되어
이름마져도 없어진지도 오래된
추억의 애정을 남긴 장소이로다.
사람은 형상을 보고 과거를 되살린다.
그러나 그때 그사람 다 흩어지고
장성하여 임지에서 열혈 전사로 이름 떨치지만
지금 노쇠한 몸 문바람에도 삭신이 아픈 몸들
엣 제자 추억 생각해도 무슨 소용있으랴
그러나 그때 그 이야기 밥상 위에 펼치고
이야기 꺼내면 즐거운 성찬이 된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의 속성
모두 진액은 아이들에게 다 빨리고
축 늘어진 할멈 젖무덤 같은
효용은 없어도 그속에 사연은 한없이 짜낸다.
오늘은 함께 일구다가 먼저 황천간
하늘이 먼저 필요해 데려간 이 헤아린다.
벌써 네 명인지 다섯인지
너댓은 자기 싫어 빠지고
이제 겨우 열 둘 절반이 줄었단다.
한 때 각 학교 교감으로
창녕교육을 주름잡던 인사들이다.
그후 학교 교장으로 정년한지 벌써 십수 년
칠팔 십대 원로들 나이 자랑은 없다.
그러나 만날 때마다 하나씩 둘씩
옛 지인들 아픈 소식들 전하고 듣는 것이 정보다.
누구는 어째서 죽고
누구는 요양병원에 가 누웠고
어디 아프고 어디 저리고
싱싱한 사람은 나 하나 밖이다.
난 아파도 아프다고 하기 싫어서 안한다.
자랑한들 내게 아무런 소용도 안되기에
내 말이 씨가 안 되도록
내가 그런 말 안 씀으로서
환자가 아님을 증명한다.
숲속 걷고 자전거 타고
가장 잘 사는 모델아닌가.
어제도 진주서 마산 자전거 타고
그제는 밀양 문화재 답사 아리랑길 걷고.
모두 건강하자고 악수하고
또 뿔뿔히 갇히는 묘곽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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