擊蒙要訣(격몽요결)
/율곡 이이
격몽요결은 어린이에게 뜻을 세워 부모를 봉양하고 남을 대접할 줄 알며, 몸을 닦고,
독서의 방향을 교육하기 위해 이이가 1577년(선조 10년)에 저술하였다.
내용은 10개의 장으로 입지, 혁구습, 지신, 독서, 사친, 상제, 제례, 거가, 접인, 처세 등으로 나누었다.
책 끝에 사당도(祀堂圖), 시제도(時祭圖), 설찬도(設饌圖), 제의(祭儀), 출입의(出入儀), 참례의(參禮儀), 천헌의(薦獻儀) 등이 부록으로 붙어 있다.
조리 있는 서술과 배우고 익혀 실천하기에 적절한 덕목을 수록한 점이 특징이며,
저술 직후부터 왕으로부터 일반 유생에게까지 널리 익혀졌다.
인조대에는 전국 향교의 교재가 되기도 하였다.
초학자들에게는 천자문, 동몽선습에 이어 널리 읽혔으며,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이이는 성리학을 체질화한 사림파가 정권을 잡고 그들의 이념을 나라 정치의 전반에 본격적으로 적용해 나가던
선조 초년의 정치와 사상을 주도하던 인물로서, 이 책도 단순히 아동을 교육하기 위한 개인적인 저술이 아니라
학문을 통해 사림파의 이념을 사회 저변에 확산하기 위한 근본적인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볼 수 있으며,
초기 사림 이래의 소학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결실을 맺은 저술이다.
격몽요결은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었으며, 각 장마다 여러 항목이 나열되어 있다.
학문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하여
일상생활에서 마땅하게 해나가는 것이라는 입장에서 저술되었다.
물론 이때의 일상생활은 아버지는 자애롭고, 자식은 효성스러워야 하며,
신하는 충성되고, 부부는 유별해야 하고, 형제간에는 우애가 있고, 어린 사람은 어른을 공경해야 하고,
친구끼리는 신의가 있어야 한다는 유교의 이념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 책의 목적은 배우는 사람에게 뜻을 세우고 몸을 삼가며 부모를 모시고 남을 대하는 방법을 가르쳐,
마음을 닦고 바른 도리를 배우게 하는 기초를 세우도록 노력하게 한다는 데 있으며,
동시에 저자도 스스로를 경계하고 반성하는 자료로 삼고자 했다.
제1장 입지(立志)에서는 학문에 뜻을 둔 모든 사람은 聖人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여 물러서지 말고 나아가라고 했고,
제2장 혁구습(革舊習)에서는 학문을 성취하려면 모방과 안일만을 생각하는 좋지 않은 오랜 습관을 과감히 떨쳐버려야 한다고 하였다.
제3장 지신(持身)에서는 몸을 닦고 지키는 방법을 제시하여, 뜻을 어지럽히지 말고 학문의 기초를 마련하도록 하였다.
제4장 독서(讀書)에서는 독서가 도리를 완성하기 위한 궁리의 전제가 되므로, 단정한 자세로 정독할 것을 가르치고 마음의 양식이 되는 독서의 순서를 제시하여, 삶에 보탬이 되는 식견을 키우되 이단과 잡류의 책은 읽지 못하게 하였다. 여기서 정립된 독서 순서와 방법은 조선의 사림파가 그들의 사상체계를 세워 유교의 모든 경전과 성리서를 조망하게 되었음을 보여주는 학문적 성과이다.
제5장 사친(事親)에서는 일상생활에서의 효도를,
제6장 상제(喪制)와 제7장 제례(祭禮)에서는 주희의 가례에 따라서 해야 할 예법 등이 실려 있다.
제8장 거가(居家)에는 부부간의 예를 비롯하여 집안을 다스리고 가산을 관리하는 방법을,
제9장 접인(接人)에는 사회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교양을,
10장 처세(處世)에서는 과거시험을 거쳐 벼슬 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자세가 실려 있다.
擊蒙要訣 序
(격몽요결 서)
人生斯世 非學問 無以爲人 所謂學問者 亦非異常別件物事也
인생사세 비학문 무이위인 소위학문자 역비이상별건물사야
사람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학문이 아니면 사람다운 사람이 될 수가 없다.
소위 학문이라는 것은 또한 특별히 이상하거나 별다른 물건이 아니다.
只是 爲父當慈 爲子當孝 爲臣當忠 爲夫婦當別 爲兄弟當友
지시 위부당자 위자당효 위신당충 위부부당별 위형제당우
爲少者當敬長 爲朋友當有信
위소자당경장 위붕우당유신
다만 이것은 아버지로서 마땅히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으로서 마땅히 부모에게 효도하고,
신하로서는 마땅히 임금에게 충성하고,
부부는 마땅히 분별이 있어야 하고,
형제는 마땅히 우애가 있어야 하고,
젊은이는 마땅히 어른을 공경해야 하고,
친구는 마땅히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皆於日用動靜之間 隨事各得其當而已 非馳心玄妙 希覬奇效者也
개어일용동정지간 수사각득기당이이 비치심현묘 희기기효자야
모두 날마다 하는 활동에서 일에 따라 각기 그 마땅함을 얻는 것일 뿐,
마음이 신묘한 데로 끌려서 기이한 효과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주) 馳(치) 쫓다, 추격하다, 달리다, 질주하다
주) 覬(기) 바라다, 분에 넘치는 일을 바라다, 넘겨다보다
但不學之人 心地茅塞 識見茫昧
단불학지인 심지모색 식견망매
다만 배우지 않는 사람은
마음이 사욕에 막히고 식견에 어둡게 된다.
주) 茅塞 띠가 생겨서 막힘, 마음이 욕심 때문에 막힘
주) 茫昧 견문이 좁거나 없어 세상 물정에 어두움
故必須讀書窮理 以明當行之路 然後 造詣得正 而踐履得中矣
고필수독서궁리 이명당행지로 연후 조예득정 이천리득중의
그러므로 반드시 책을 읽고 이치를 궁구해서
이로써 마땅히 행해야 할 길을 밝혀야 한다.
그러한 후에야 학문의 바름을 얻어
실천하면 중용을 얻게 되는 것이다.
주) 造詣 깊은 경지에 이름
주) 詣(예) 이르다, 다다르다, 도달하다, 나아가다
주) 踐履 실천함, 몸소 이행(履行)함
주) 踐(천) 밟다, 이행하다, 실천하다
주) 履(리) 밟다, 행하다, 겪다
今人 不知學問在於日用 而妄意高遠難行
금인 부지학문재어일용 이망의고원난행
요즘 사람들은 학문이 일상생활에 있음을 알지 못하고,
헛되이 뜻을 행하기 어려운 높고 원대한 곳에 둔다.
주) 妄(망) 헛되이, 망령되게, 제멋대로, 함부로
故推與別人 自安暴棄 豈不可哀也哉
고추여별인 자안포기 기불가애야재
따라서 학문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고
스스로 포기하며 편안히 여기니
어찌 애석하지 아니하겠는가.
주) 與 ~에게
주) 暴棄 자포자기의 준말
주) 暴(포, 폭) 사납다, 난폭하다, 갑자기
주) 棄(기) 버리다, 그만두다, 돌보지 않다, 멀리하다
주) 豈(기) 어찌
余定居海山之陽 有一二學徒 相從問學 余慙無以爲師 而且恐初學
여정거해산지양 유일이학도 상종문학 여참무이위사 이차공초학
不知向方 且無堅固之志 而泛泛請益 則彼此無補 反貽人識
부지향방 차무견고지지 이범범청익 즉피차무보 반이인식
내가 해주 산남에 거처를 정하고 있었을 때,
한두 사람의 학도가 따라와 학문에 관해 물었으나,
나는 그들의 스승이 될 수 없음을 부끄럽게 여기고,
또 처음 학문하는 사람이라 향방을 알지 못하고,
또 굳은 뜻이 없이 대충대충 가르침만 더 청하면 서로 도움이 되지 않고
도리어 남의 비방을 살 것도 두려웠다.
주) 慙(참) 부끄럽다, 부끄러워하다, 수치
주) 恐(공) 두렵다, 두려워하다, 무서워하다, 위협하다, 아마도
주) 泛泛 물 위에 뜬 모양, 다잡아 하지 않는 모양
주) 泛(범) 뜨다, 넓다
주) 補(보) 돕다
주) 貽(이) 끼치다, 받다, 당하다, 남기다, 전하다, 주다, 증여하다
주) 貽笑 남에게 비웃음을 받게 됨
故略書一冊子 粗敍立心飭躬 奉親接物之方
고략서일책자 조서입심칙궁 봉친접물지방
그래서 간략하게 한 권의 책을 써서 뜻을 세우고, 몸을 삼가고,
부모를 봉양하고, 일을 대하는 법을 대강 서술하여
주) 粗敍 대강 서술함
주) 粗(조) 거칠다, 대략, 대강
주) 敍(서) 펴다, 늘어서다, 진술하다, 베풀다
주) 飭(칙) 삼가다, 바로잡다, 정돈하다, 신칙하다(申飭 단단히 타일러 경계하다)
名曰 擊蒙要訣 欲使學徒 觀此 洗心立脚 當日下功
명왈 격몽요결 욕사학도 관차 세심입각 당일하공
책 이름을 격몽요결이라 하고, 학생들이 이것을 보고 마음을 씻고
자리를 잡아서, 그날부터 공부하기를 바라며,
주) 下 손대다, 착수하다
而余亦久患因循 欲以自警省焉
이여역구환인순 욕이자경성언
丁丑 季冬 德水 李珥 書
정축 계동 덕수 이이 서
나 또한 오랜 구습을 버리지 못함을 걱정하여
이것으로써 스스로 경계하고 반성하고자 한다.
정축년 섣달 덕수 이이가 쓴다.
주) 因循 낡은 구습을 버리지 못함
주) 循(순) 돌다, 돌아다니다, 좇다, 미적미적하다, 주저하다
주) 季冬 섣달, 德水 지명
목 차
격몽요결 서 -----------------------------------------------------
1. 立志章(입지장) -------------------------------------------------
2. 革舊習章(혁구습장)----------------------------------------------
3. 持身章(지신장)--------------------------------------------------
4. 讀書章(독서장) -------------------------------------------------
5. 事親章(사친장)--------------------------------------------------
6. 喪制章(상제장)--------------------------------------------------
7. 祭禮章(제례장)--------------------------------------------------
8. 居家章(거가장)--------------------------------------------------
9. 接人章(접인장)--------------------------------------------------
10.處世章(처세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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