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2.10 길사랑회 부산 금정산성길 범어사-고당봉-동문 갈맷길 걷다./264
아침부터 추적추적 겨울비가 내린다.
오늘은 동래 금정산성 가는 날
작은 우산 고장 자루가 짧다.
길가에 버린 우산
지붕은 성하니 고쳐 써보자
궁리와 궁리 생각이 머문다.
차창밖 비는 창안에 뿌우연 장막을 친다.
어디가는 줄 모르고 간다.
정보가 있어야 느낌이 있다.
그런데 오늘은 모두 장님이 되고 만다.
희나리표 백설기 맛이 쫄깃하다.
우리가 가는 길
비가 오면 어쩌랴
걱정이 없으니 평화롭다.
범어사 주차장에 내려
줄줄 새는 눈물 맞으며
구름 자욱한 범어사를 오른다.
우뚝우뚝 비석들이 절을 안내한다.
큰 불자들이 맹주 노릇을 했나보다.
부산 불자 시주 아니면 전국 사찰이 망한다고 하던가.
운무 자욱한 꿈속 같은 절
빨간 감이 꽃처럼 피어
작가들이 사진기 잡고 작품 따는 모습
나도 그들과 감을 붙잡는다.
참 아름다운 비오는 날의 풍경이다.
대웅전 둘러 금강계단 루각 찍고
스님들 전각마다 아침 불사 독경소리가 맑다.
종루 북소리가 빗속에 가라앉는다.
범어사(梵魚寺) 법보 종찰은 아니되
이름있는 대사찰 절동네가 아름답다.
뒤를 찾아 오르다가
청연암(淸蓮庵)을 만난다.
입구부터 꿈틀대는 용 조각상
계단을 오른다.
온갖 조상들이 부처님 주변을 지킨다.
부처 보살들이 노다지 비를 맞고 섰다.
부처님 모실 자리가 부족한 청련암
대단한 조각상이다.
부처님상, 반가사유상 모두 대불상이다.
본사 범어사보다 청련암 암자가 더 부자인듯
조상(彫像) 치장이 대단하다.
빗물이 부처님을 닦고있다.
구름이 자욱한 커텐을 친다.
온 사방을 막으니
내 눈앞만 보게 한다.
나무 숲속 길
유령의 집에 산신령이 산다.
우리가 올라오기를 기다린다.
가슴은 벅차 숨이 가쁘고
땀은 우의속에서 젖어나온다.
높이 올라갈수록 축축한 기분
고도가 높아지니 추위가 된다.
구름 커텐과 끊임없는 비
궤도를 하는 수 없이 바꾼다.
빗속을 누비는 이상한 사람들
미친자 아니면 미친 행동을 모른다.
빗속 걸으면서 행복한 자들
그들은 걷기 미치광이들이다.
길사랑회 길벗들이다.
고당봉을 넘어서
금샘 빗속 미끄러움 생략하고
고당샘에서 맑은물로 통로를 씻고
금정산성관리소에 들어
젖은 몸 2층 방을 열어주는 고마움
방속에 앉아 점심 나누어 먹었다.
앞서간 채둥이들은 북문 루각에서 먹고
찬 바람 비오는 날씨
따뜻한 온수 마시며 정다웠다.
나오며 고마움 한 바지기 전했다.
참 아름다운 배려 거래다.
구름이 지키는 금정산성
우린 그 구불렁거리는 등을 타고
솔숲길 걸었다.
길이 롤링과 스피칭을 한다.
계단길 올랐다가는
아무것도 없는 봉우리 끝점
무심한 바위만 우뚝할 뿐
양쪽 아랫세계는 오직 백지다.
금정구와 화명동 풍광이 그립다.
원효봉에 올라 구름위 단체사진 찍고
빗속 능선길 오르내리니
새로 맞는 제4 전망루각
그리고 돌뿌리 서서 비좁은 길
기어이 태선씨 발목 접지른다.
온 걱정이 고봉에 모인다.
압박붕대 둥둥 감아
상이용사가 되어 따른다.
홍예 성문 동문에 도착하니
오늘 걷기 종점이다.
높다란 옛성문에 울긋불긋 깃발 늘어졌다.
그 큰 돌 장정 몇 명이나 목도했을꼬?
쌓은 돌이 수직으로 높다.
성문을 나서니 내려가는 길
하얀 산다화 활짝 피고
키다리 장승 잇빨 가득 벌렸다.
동문 드는 길 내려와
기다리던 버스에 올라
피곤에 한 숨 자고나니
진영고속도로 휴게소다.
약 댓시간 우중 걷기
아무도 찡그린 얼굴이 없다.
태선씨 발목이 부었다고 걱정할 뿐
우리는 어떤 악천후에도 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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