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음악회감상

父母恩重經 /김순애 무용발표회를 듣고

황와 2014. 11. 19. 22:57

14.11.19 아내와 김순애 우리춤 정기공연 구경하다./264

고맙게도 도원이 초대권 두 장을 준다.

억지로 졸라 밤을 빌린다.

7시 바쁜 걸음

3.15 아트센타 모처럼 오른다.

하필이면 오늘은 2층으로 쫓긴다.

김순애 마산의 춤꾼

우리 가락 우리 춤 전도사

열 여섯 번째 발표회다.

예술가 이력은  발표회 횟수가 말한다.

마치 학자가 자기 연구 논문을 자꾸 발표하듯

한 가정의 아내요 어머니

짬 내어 끈질기게

이렇게 역사를 기록해 왔다.

얼마나 거룩한 의지인가.

난 두 손만 벌려둔다.

 

첫마당 첫장 다섯 여인의 교방무

사내 은근히 유혹하는 서막

한들한들 외씨버선 살포시 내밀며

무대에 바람을 일군다.

물색옷 나부끼니

눈이 황홀해 진다.

까불지 않고 은근한 멋

점점 빨라지는 몸짓

박수로 일군다.

 

 

둘째 장 선비들의 한량무

여섯 선비 갓 도포 

채색 옷 걸쳐입고

구름 속의 학처럼

설렁설렁 춤을 흔든다.

삼현육각 간드러진 밑소리에

덩실덩실 춤을 춘다.

서 있는 듯 움직이는 듯

내 어깨 움찔거림이 춤사위 된다.

팔들어 긴 소매  땅에 닿을듯 

공작새 깃 기세 자랑하듯 

펼쳤다가 오무리고 

옷깃 뒤로 슬쩍 젖히며 

한 발 들어 내미는 맵시 

은근 슬쩍 멋이로 구나.

활개 펼치며 기운을 돋군다.

선비 여유 감도는 춤

지겨운듯 느낌이 찰지다.

 

 

 

세째 장은 민요 창가 

일곱 소리꾼 나와

남도 민요를 읊는다.

가지각색 옷색깔에

소리 또한 색깔이 다르다.

새타령, 남원산성 둥가둥가

진도 아리랑이 어깨를 흔든다.

함께 박수치며 같은 리듬을 만든다.

 

 

 

둘째마당은 주제가 있는 극무

부모은중경 자식된 자

부모의 은혜를 생각하잔다.

새생명의 탄생 어미의 고통 속에 불이 켜고

덩실덩실 아기 안고 기쁨의 춤

주는 게 없어도 아기가 기쁨이다.

아이들 성장

잡기 놀이처럼 재미나고 

어느새 하나가 둘 되고 

둘이 다섯, 열 되고 

어머니 고통 자승으로 늘어났나니 

성혼 짝 지어 내보내고

신혼 기쁨에 쌍춤 추더니 

부모님 가고 홀로 남은 딸

효도 하려 정신차리니 

이미 떠나가신 부모 돌아올 줄 모르고  

내가 부모 되었을 때 

불효자 내 신세 세근이 나는 구나 

아버지 어머님 부디 극락왕생하옵소서

 

과정이 이야기되어 춤이 된다.

동네 밝은 마당 혼례 올리고 

이웃 아낙네 더덩실 춤 추고

신랑 신부 행복의 극치

시어미에게 눈총 받고

어느새 늙어버린 몸 

먼저 가고 남은 고독과 후회

심금을 울린다.

가고나서 천도제 올린들 무슨 소용

살풀이 바라춤  

승려춤 법고춤 호화롭다.

마지막 풀어내는 혼백풀이

부모님이 아랴, 내가 아랴

인생의 마지막 죽음이 오면

일생 그 모진 쓰라림 

산  부모님 은혜를 생각하자. 

자녀들에게 충효인본(忠孝人本) 전하네.

춤 발표회가 효도 교실이 되었다.

찬 바람에 속이 푸근해 진다.  

긴 박수로 내 일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