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0.31 경남 챔버소사이어티 제27회 정기연주회 경청하다./264
시월의 마지막 날
얄궂은 하늘은 잔비를 낙엽처럼 뿌린다.
까아만 하늘은 온 소음을 빨아
깊은 심도를 더해 간다.
전시장 짬낸 관람
여성작가 미술전 보고
일찌감치 자리들어 예습을 한다.
현악기 넷
솜에서 비단실 뽑아내듯
고운 소리 오선지에 건다.
졸졸 흘러내리듯 실을 뽑는다.
스물 일곱 연주 역사
이제 긴 역사가 되었다.
대학교수 다섯 일기쓰듯
차근차근 일기장 채웠으니
풀어내는 음악이 그저 평온한 갈색 자장가가 된다.
내 영혼을 재우는 건
가장 아름다운 명곡
고개 꼿꼿이 앉아
표내지 않고 잠든다.
몸으로 리듬 타고
커졌다가 사라지듯 음을 자르고
언제 끝내는지 박수칠 기회를 엿본다.
음악 무명인이 무얼 알까
기나긴 시간 줄이지 않는 음 줄기
신나게 박수를 준다.
바로 곁에 옛 지인 발견이다.
남산초 옆 진해희망원
이경민 원장 손 잡는다.
불쌍한 아이들 애비되어
바르게 키워 세상 보내고
나와 의기투합하여 새교육 열었지
슈만의 현악 4중주
4악장까지 길다.
후반부 브람스의 피아노 5중주
피아노 섞이니 그래도 우렁차다.
실 음 가느다랗게 끌고 나오면
바이얼린 첼로 끈을 잇는다.
참 아름다운 밤
그들은 갈색 음을 썰고
우리는 가을을 받아먹고
가을밤은 실 음에 수명이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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