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음악회감상

이수영의 쇼팡 '혁명'

황와 2014. 10. 17. 21:44

14.10.17 부마 항쟁 전야 기념 음악회 이수영 독주회(3.15)

 

마산이 나서면 안 되는 게 없다.

위대한 시민 

민주의 성지  마산

자유당 독재를 무너뜨려 민주 세우고

유신정권 무너뜨리려 부산 마산 항쟁 불렀다.

10월 18일  

그 거룩한 얼 지키려고

마산은 이름 버리지 않고

민주의 얼 지키려고 기념식 빠뜨리지 않는다.

 

마산이 낳은 피아니스트 이수영

고향을 위해 피아노 음률로 

거룩한 시민 혁명을 노래한다.

쇼팡이 조국 망하는 아픔 노래했듯이 

작은 연주실에 제법 나이 든 이들

젊은 학생들과 어울려 감상회 열었다.

시작부터 무게가 실렸다.

음악으로 혁명을 듣자니

그림으로 붉은 핏줄 선 주먹진

우렁찬 함성까지 그린다.

천지개벽하는 기분이 든다.

 

가녀린 여자의 피아노 소리 

우렁차게 울다가도 여려지고

자디잔 속삭임에서 문득 끊기기도 하면서

쇼팽의 애국혼 풀어내서 전한다.

음악 말로서 할 수 없듯이

느낌만 전해 줄 뿐 

받는 이도 말이 없다.  

조용히 눈 감고 그 격정을 따 올 뿐

그림으로 영상을 현상해 낸다.

 

한 단절음이 급하게 끊어지면

비로소 끝이라는 걸 안다.

즐겁지도 경쾌하지도 않을 

그저 책 읽듯이 듣는다.

속으로 내미는 저항심 

평온한 음 속에 간간이 내민다.

마치 꼬불진 옹아리처럼

한 시간여를 혼자서 드나들며

드레스 가슴팍에 보석 반짝이듯

정성을 다해 기진맥진 기를 쏟는다.

우린 그를 음악이란 이름으로

빨아 마신다. 혁명을.

 

리듬 아는 것도 없는 금속성

되풀이 되는 음률

무얼 말하는가 

뭉친 민중에겐 실패가 없다고 

지겹게 두드리는 건반

가슴을 때리지는 못하기에 

하품 같은 몸부림 꿈틀대다가 

박수 소리와 함께 빠져나온다.

언른 디스켓 한 장 받고선

가을밤을 빠져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