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음악회감상

성기선의 바그너와 베토벤 해석

황와 2014. 10. 16. 23:25

14.10.16 창원시립교향악단 제284회 연주회를 3.15에서 듣다./264

 

모처럼 가을 바람이 음악이 된다.

까아만 밤을 타고 음악이 날라든다.

구걸 주우러 자전거 몰고 제자를 찾는다.

창원시립교향악단

삐거덕 거리는 소리가  음악에서 들린다.

상임 지휘자 없어지니

연주회 때마다 지휘자가 바뀐다.

좋은 분 불러 좋은 음악 듣자는 것이 불안하다.

 

이번에도 성기선 이화여대 교수 

사람마다 지휘하는 폼이 다르니 

그게 지휘자의 음악 색깔이다.

문외한 범인들이 전문가를 평할까마는 

들어보면 예전 지휘자가 귀에 순하다.

버릇 때문일까 ?

오랜 인정 때문일까?

 

 

 

 

여러 곳 초청 받고도

높은 수준 바래 3.15로 왔다.

피곤에 찌들린 대낮 걷기 후 감상회 

인내심 무던히 애쓴다.

눈을 감고 들으면 천상의 소리 

아름다운 자장가가 된다.

박수소리만 드높다.

 

첫곡 바그너의 네덜랜드인 서곡 

우렁찬 음악이 가슴에 울린다.

그러드니 조금씩 잦아지는 잔 음

꼬리 감추듯 사라졌다가 또 나타나고 

늘어졌다가 갑자기 빨라지고 

우루루 쾅쾅 그 소리가 힘이 된다.

자던 잠이 번쩍 깬다.

박수로 답장을 주었다.

 

 

 

 

둘째 곡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명선희 피아니스트가 자리잡는다.

그 흔한 연주 드레스도 없이 섰다.

자연속의 성실일까

아님 좀 시건방진 파격일까

첨 보니 어슬픈 건 마찬가지다.

자디잔 음으로 배열하고 숨 쉬듯이 짜낸다.

악보를 연주자가 해석을 하는 듯

어슬픈 청중은  화려함을 찾는다.

스스로 음의 길이가 고무줄처럼 늘렸다가

갑자기 끊어지고 지휘자의 행동

어디가 크라이맥슨지

박수칠 때를 놓치고 먹먹해진다.

무작정 긴 박수소리로 정을 불러보지만 

두세 번 드나들더니 나가버린다.

기립 박수가 적었던가 보다.

 

한 숨 쉬고 나서

바그너의 곡 세 곡을 잇는다.

리엔치서곡, 탄호이저서곡, 로엔그린 전주곡

처음 들어본 음악 귀에 낮설다.

모두 실그물 침대에 누운듯

살랑살랑 리듬이 가볍게 그네를 흔들고

자잔한 리듬이 활로 갉는 소리가 잦다.

때론 우렁찬 소리 깜짝놀라 깨어나듯

휘젓는 지휘자 손결 매섭다.

 

 

                                                                                          박정수 화백의 백자

 

지휘자

그는 춤으로 음악을 짓는 잔가?

아님 음악에 맞춰 춤추는 잔가?

무작정 음악 그 귀중한 언어

머리 찡그리며 각인하고 들어보려 애썼지만

순간만 아름다울뿐

끄집어 낼 말이 없다.

그래서 내가 자꾸 작아진다.

그런 난 제자옆에서 행복했다.

가을의 밤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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