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1.23 남지초 57회 동창회 부곡하와이에서 참석하다./264
가을 해 서산 넘어가며
붉은 분노 얼굴이 화끈
빠알간 점 산허리에 기댄다.
낙동강이 한층 부끄럽다.
일렁일렁 살이 터질듯
살아있는 건 오직 붉은 해 뿐
조용히 숨고르기를 한다.
곧 죽으러 간다.
그걸 건지느라
계속 카메라를 누른다.
오래간 만에 부곡온천
길가에 자동차 엄살부린다.
사람들이 부곡에 또 쏟아부었다.
부곡하와이를 오래간만에 점검한다.
빙빙도는 온천수
우람한 코뿔소 박제
눈에 익은 그들을
이름표로 출석 부르듯 만난다.
아무리 세월에 구웠어도
어릴 때 피색은 그대로 숨었다.
서로 껴안고 방방 띈다.
나의 만남도 그랬으면
우린 서로 짝사랑 했나 봐
선생님들도 반갑다.
6학년 1반 난 아직도 싱싱한 편이고
6학년 2반 남상범 극락 가 있으니
김승구 축구선생님 대신 나왔고
6학년 3반 김호식 한창 현역 교장 복무중
6학년 4반 이숙옥 지금 삼랑진초 복무중
김지윤 회장
손영식 사회자
이정수 수석부회장
그리고 함께한 57회 친구들 모두
오늘은 웃음이 행복하다.
모두 추억 꺼내 질편하게 웃어댄다.
모두 예쁘고 곱다.
두 손으로 예쁜 볼을 꼬집고 싶다.
그들 야성으로 어느새 컸다고
고맙고 감사했다.
그들 신나게 세상을 주름잡으며 살라고
축사 이미 써 둔 내 싯귀 읽었다.
오늘은 내가 마치 한류 스타처럼
그들 기쁨을 몰고 다닌다.
노래도 하고 몸도 흔들고 박수쳤다.
영주 지휘는 오토바이 삶아먹었고
연주는 느리게느리게 불렀다.
시루턱 썰어 축하하고
함께 노래 불렀다.
만용, 종태 노래솜씨 가수 수준이다.
식사도 버리고 이야기 먹었다.
그들 기쁘니 난 배부르다.
남지초등 제57회 친구들
신나게 젊은 열정 한없이 가르치고
손바닥 맞으며 열심히 노력한 남지 뻘놈들
너른 교정 실습지
지겨웁게 실습 작업하고 풀 뽑고
세숫대야 화단 포장하고
겨울을 휘모는 모랫바람 마시고
그랬어도 들개처럼 쏘다니며
지금 그들 싱싱하고 더 푸르다.
더욱 신나게 펼쳐나가길 빌며
눈치 없는 늙은이들
기념사진 찍자마자 빠져나왔다.
난 오늘 스무살은 젊어진 기분이다.
'따뜻한 만남 1 > 청출어람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자의 딸 한나 시집가다. (0) | 2014.11.22 |
---|---|
제자들에게 차린 생일잔치 (0) | 2014.06.14 |
경선이와 친구들 (0) | 2013.09.10 |
윤생이 (0) | 2013.07.28 |
오동이네 동생 결혼 잔치 (0) | 2013.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