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9 월령30회 우경선과 친구들 저녁 쌈싸 먹었다./264
자랑할 일이라면 좋으련만
엊저녁 저녁벨이 운다.
기다리던 목소리
겹으로 뜬 문자 때문에
다정한 사투리 따뜻함이 밴다.
우경선 늘 맘씨 예쁜
보험회사에 숨은 다재 청태산 촌놈
한번 만나면 고객이 되고 만다.
느닷없이 내일 보잔다.
미치도록 보고 싶단다.
헐벗은 나처럼
사각방에 갇혀 지내다가
인연 찾아 해방하려 한다.
베트남 쌀국수집에서
반가운 인연을 만난다.
십자둑 곽정순 싱겁이
둔암 선희, 연수
그리고 경선이 반갑다.
서로 부둥켜 안고
등이라도 치고 싶지만
눈 때문에 참는다.
담임 선생은
늘 그런 제약 속에 사는 버릇
양 곁에 앉아서
쌀 전병 물에 적셔
채소 고기 샤브샤브 국물
잠시 건졌다가 돌돌 말고
넙죽넙죽 제자 정성 받아먹고
흐뭇해 하는 뻔뻔한 노년
머리 허연 내 모습이
지상 최대 행복하다.
오늘도 부모님 가족 꺼내
고생한 일 어려운 일
교통 사고로 죽다가 살아난 일
그들의 소설이 내 충격이다.
그래도 밝게 자라준 그들이 너무 고맙다.
잘 자라준 그들이 ........
영남벌 소작농 부모님
소좁은 삼칸방에 콧구멍으로 호롱불 켜고
겨우 풀칠하며 책 보따리 둘러메고
개둑 길 뛰어다니던 그 소녀들
오늘 내 곁에 앉아서 월남 쌈으로
말을 못하게 입을 막는다.
참 고마웁고 예쁜 쉰 둥이들
잘 가르치지도 못했는데
그들은 잘 배웠단다.
밤 늦게 점원이 눈짓할 때까지
어리석은 내가 눈치없이
그들을 붙잡고 있었다.
어쨌거나 다섯은 추억 속에서 놀았다.
고마운 말 서로 던지며
그들 땜에 밤이 행복했었다.
부디 건강하라고 악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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