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1.20 혼자 창원 삼귀해안로 라이딩 정신 떠났다./264
자전거 동무 구하니
아무도 메아리가 없다.
어제 철석같이 기약해 놓고선
하루 밤새 모두 꼬리를 자른다.
무작정 나섰다.
내가 내게 안 지려고
아침 공기는 두꺼운 옷 위로 찬손 내민다.
입동이 지났으니 그럴 수 밖에
신세계 백화점 문 여는 시각
첫손님으로 문 앞에서 기다렸다.
아침 마수 손님 인상 찌푸릴까 봐
괜한 걱정이 머리를 덮는다.
열시 반 열자마자
아침 손님 기다리는 점포마다
미소로 인사한다.
아내 심부름 옷 바꾸고
돌아서는 뒷꼭지가 화끈거린다.
욕설은 욕한 사람에게 돌아간다고 했지
봉암해안로 썰며
봉암다리 건너서
창원공원 단풍 숲으로 갈까?
햇살 노니는 삼귀해안으로 갈까?
결국 반짝이는 햇살에 이끌려
기계소리 탕탕 나는 적현로 따라
용호마을 동쪽으로 흐르는 하늘
간짓대처럼 걸쳐진 마창대교
맑은 바닷물 반짝이는 보석
내가 그걸 보는 순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를 본다.
시원한 공기
페달밟으며 상쾌한 하루
귀산 정자에 앉아
뜬구름 흐르는 하늘
사전에서 시어를 찾기 시작했다.
홍시보다 더 달콤한 맛이다.
한참 앉아 라디오 꺼내 쉬었다.
앉아 있으니 바늘이 돋는다.
자꾸 가자고 쫓는다.
맑은 바닷물에 눈을 씻고
빈병에 맑은 바닷물 넣어
아내 두부 공부 자료 채취했다.
해안으로 걸은 결과는
아내 숙제해 주려고 온 게다.
정오 냄새에 끌려
한성관으로 든다.
자장면 곱배기 노오란 단무지 양파 접시
비벼 후룩후루룩 빨고는
주섬주섬 주머니를 뒤지다가
아 불싸 지갑이 없다.
치매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진기 지갑 챙겨두고
둘 다 버리고 왔으니
반짝이는 햇빛도 못찍고
주임 마담에게 사정하니
인상 하나 찌푸림 없이
"다시 오는 길에 주십시오" 란다.
머리 허연 늙은이 주책
감사와 고마움에 바삐 나왔네.
돌아오는 길
페달 밟으며
다시 돌아와야 할텐데......
다리가 금세 뻐근해 진다.
핑게를 만드는 중인지.
한 시간여 먼 길
집에 돌아오니
아내는 다음 가는 길에 갖다주면 된단다.
사람이 이러면 안되는데
장부에 내 글씨로
'전화번호, 짜장면 곱배기 한그릇
미안합니다.' 라고 적어두고 왔으니.
다음에 돈 주고 또 한 그릇 먹어야지
오늘은 정신을 딴곳에 두고
돌아다닌 산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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