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23 봉암저수지 자전거로 산책/264
집에 쑤셔 박히니
나에게서 짜증이 인다.
무작정 짚동처럼 껴입고
겨울을 나선다.
자전거 끌고
산속에 달 숨는 거기
팔룡산을 파고 들었다.
숲속에 시(詩)가 걸리니
가다가 오다가 길을 자른다.
오늘은 못(池) 생기고 처음
자불자불 무넘기에 시비가 걸렸다.
가을 유물이 거울 바닥을 깨끗이 닦았다.
물주름이 자꾸 북쪽에서 밀려온다.
하늘 빛에 하얀 주름이 섞여든다.
외오리가 논다.
목에 푸른 리본 두르고
푸른 하늘을 헤집고 논다.
아기 오리 한 마리
제 혼자 그 너른 운동장에 외롭다.
아마 작은 발로 헤엄연습
한숨을 섞는다.
봉수정(鳳水亭) 다리를 물에 담갔다.
찰랑찰랑 돌전에
하얀 반사광이 춤을 춘다.
못 중앙에 오리집 동동
아홉 마리 어미 청둥오리
사람을 데리고 왕버들 사이로 끌고 논다.
"오리야" 엄마 부름에
떼를 지어 몰려가고 온다
벌써 사람 동무와 친해진 모습
자연히 동물세계에 든다.
아름다운 퇴화(退化)
구름다리 위에 관람객이 는다.
반댓돌 힘차게 던지면
하나, 둘, 셋넷다섯 쨍그랑
푸른 유리창 맑게 닦아 둔 하늘
호수에선 이걸 찬바람이
푸른 주름 만들어 깔았다.
노니는 아홉마리 오리떼
이불닛에 새긴 행복 디자인
자꾸 포근한 깨소금을 볶는다.
겨울이 겨울답지 않은 이곳
자전거 타고 젊게
빨간 운동화 포인트 준 낭만
소나무 밑 빈 벤취에
풍경을 붙잡으러 앉아 쉰다.
참 아름다운 만수(滿水)
참 아름다운 행복감
배냥에 든 우유 한모금
세상에 드문 복자(福者)가 되었다.
빙그르르 또 빙그르르
두어 바퀴 눈을 뽑으니
땀 지렁이 등줄기를 탄다.
아름다운 자연속의 산책
목책이 없으면 핸들 돌려
저 너른 푸른 운동장으로
시선(詩仙)처럼 달려 가련만
여긴 조각달이 새벽에 숨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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