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국내외여행

동남아(캄보디아,태국) 여행기

황와 2010. 5. 25. 00:14

 

[도천초 교직원 동남아시아 기행시]

 

Ⅰ. 캄보디아인의 삶과 생존(生存)을 보고


   2005년 1월 30일


김해 공항을 떠난 대한항공 661호기는

하얀 구름을 이고

5시간 만에 방콕 돈무앙 공항에 풀어놓는다.


이어

깊은 밤 가로등이 졸고 선

도로를 줄기차게 달려

태국의 국경마을 Aran 호텔에

짐을 풀어 잠시 눈을 붙였다.


9시 정각에

Poi Pet 마을의 처절한 생존 전쟁터를

눈감고 스쳐 나와

붉은 먼지로 대펑원을 가리마 질하며

처절한 사바나 기후의 잔해를 보면서 한없이 달린다.

먼지 둘러쓴 집과 나무와 사람과

그리고 수건을 둘러쓰고 눈만 내놓은 길을

5시간 동안 체증을 청소하면서

긴 여정을 가로질러 왔다.


먼지 속에 뒤덮인 종로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폴포트 정권의 살인마 역사를 이야기 들으며

모처럼 제법 모양을 갖춘 Siem Reap 모습에서

사는 삶이 바로 닮아가나 했으나

오후 호텔에 짐을 묶고

뚤레 삽 호수 나들이를 나섰다.


우린 삶의 생존이

얼마나 무모한지?

얼마나 단순한지?

얼마나 처절한지?

보고 읽고 느꼈다.


가장 최저의 생존에서

가장 행복하다는 진리를

새롭게 배우는 우리가 부끄럽다.

작은 두 손을 아무에게나 벌리는 아이들과

우리들의 마음이 이렇게 계산적이라는 걸,

그리고 나약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듯이

우리가 그들을 보러 왔으되

그들이 우리를 보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


해 떨어지는 호수의 그늘에서

다라이 쪽 배 타고 노니는

행복한 아이들을 보며

아무 생각없이 마음 조리며

잘난 체하는 우리가 너무 죄스럽다.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캄보디아 국민의 홀로 느끼는 행복감이

부럽기도 하다.


저녁에 민속춤을 보며

맛있는 캄보디아 식을 맛보고

저녁에는 과일 상에서

색색마다 아름다운 맛을 느꼈다.

캄보디아 첫 밤은

처절한 삶을 보며

깊어만 갔다.

 

 

 

 Ⅱ. Angkor 신비의 경외(敬畏)


  2005년 2월 1일


나그네의 어슬픈 잠은

새벽을 깨워

괜히 방을 오가며 아침을 맞는다.


카메라, 모자, 메모장

준비성을 다듬어

호텔 조식을 마치고

버스에 오른다


오늘따라 

가이드 목소리가

귀를 속속 자극한다.


숲다운 숲속 길을 열어

Angkor 유적을

한 꺼풀씩 한 꺼풀씩

조심스레 벗겨간다.


Angkor Thom

Angkor Wat

캄보디아 대왕국의

한 때 화려한 역사를 발굴하고

알려지는 슬픈 문화 인류사를 본다.


Angkor Thom 남문에서

선악병사(善惡兵士)의 줄다리기부터 출발하여

Bayon 사원의

37개 사면 불두상(佛頭像)의 미소와

힌두교 이념 위에

불교를 건설한

자야 바라만 왕조의 오만의 극치를....


Bayon 중앙 사원의 참배로를 지나

유적 재창조의 노력을 보며

피라밑 같은 Pimi Anakas 궁에서

만용을 부려 급경사 계단을 기어 오르며

체력을 실험해 보았고

궁성 문 위에서

승리자처럼 하늘을 안고 웃었다.


왕궁 터에서

자야바라만 왕조의 권위를 보며

코끼리와 병사들이 줄지어선 성벽 위로

관광객들이 왕으로 둔갑하여 감동케 하고..... 


승리의 문을 지나

Taprom 사원의 숲 속 길에서

민속악사들의 아리랑 멜로디로

애향심를 자극하고

하늘 찌르고 선 역사의 방관자는

아무 말없이 우릴 경이로움으로 맞는다.

흑단나무 이야기 속에

느닷없이 소 떼들이 무리 지어

사원을 넘나드는데 ......

 

 

어머니를 위해

건립한 효성은 거룩했지만 

알량한 인공의 유물이

무참히 파괴되어 가는 역사를

눈으로 읽는다.


나무의 뿌리가

용처럼 뱀처럼

성벽을 감싸고

하늘을 오른다.


어머니의 보석방,

공명의 방,

스퐁 나무,

맹고보리스 나무를 보며

내 몸을 휘감고 기어오르는

자연 멸시의 정신을 경고하고 있다.


Angkor Wat

빙둘러 수변이 지켜주는 인공의 요새

11세기 37년간 긴 미완의 건축사

왕권의 잔혹한 욕심이

얼마나 깊은 기초로

저렇게 큰 돌산을

옴싹달싹 못하게

천년을 지탱하고 있는지?


정문과 참배로를 지나고

동남서 회랑의 전쟁 역사를 보며

그림으로 기록한 방법보다

해석의 방법이

안내자의 천박한 말에 담겨져

우리를 웃기게 하고 있었다.


중앙의 경사진 높은 돌계단을 기어 오르며

공포가 무언지 드러내 놓고 느끼고

중앙 돔 작은방 하나 하나마다

향을 피우고 우릴 기다리는

할머니 불자의 애련한 눈빛에서

어려운 인생을 보았다.


Angkor의 역사는

유네스코 유적으로

얼마나 많은 인력이 낭비되었고

또 왕권의 극치인가를

새삼 느끼게 하는 기록의 역사였다.


소나무 식당에서

푸짐한 쌈밥으로 피곤을 회복한 후

태국으로 향하는 붉은 먼짓길을 나서며

물에 뜨는 볍씨로

지평선을 채우는 벼농사 지헤를 배우고

Siem Reap - Poi Pet 길을

에어컨이 고장난 후덥지근한 버스에서

심심찮은 창문 여닫이가 되어

피곤한 귀로를 국경호텔에서 몸을 접었다.

 

 

  Ⅲ. 대조(對照)

  2005년 2월 2일

 

인파가 밀물처럼 국경을 넘는다.

이어서 이고 진 생필품들이

등 휜 인생을 말하며

땀과 범벅되어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


쉽게 넘나들지만

고달픈 삶의 모습을 쏟아 놓은 채

걸인들의 손은 우리 다리를 잡는다.

나라의 힘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극명하게 비쳐주는

이곳은 국경마을 Poi Pet


태국의 자연은

자디잔 풍경마다

사는 수준을 대변하듯이

어제보다 여유를 부린다.


포장 도로 가의 농촌 모습이

안정된 듯 평화롭고

재식 농장이 보이는 풍경애서

자원의 산업화를 보고

벼가 자라는 푸른 논에서

생생한 국력의 순발력을 보는 듯하다.


방콕 시내를 둘러

큰 문명의 모습과

오가는 교통 지옥은

어디든 다를 바 없으되

길가에 늘어선

간이 음식점에서는

지글지글 외식문화를 볶아내고

수많은 사람이 구더기처럼 들끓는다.


말만 들은 성 산업 현장에서

기둥에 묶여 흔들어 대고 있는 육체들이

출입문 사이로 유혹하고

콜라 한 잔에 미소를 맡긴다.

그리고 그 앞에 줄지어 선 짝퉁상들이

오가는 행인의 눈을 끌며

1/3 가격에 지갑을 열게 한다.


동양 제일 일식집에서

푸짐한 회 맛을 선보고

피곤한 몸을

호텔의 18층 하늘에 띄운다.


극빈과 풍요

나태와 근면

불안과 평화

이 모두

생각을 가름짓는 편견일까?

 

 

 


Ⅳ. 태국의 찬란한 금빛 사원을 보고


  2005년 2월 3일

 

 


아침에 말라위란 꽃사슬을

가이드로 맞으며

왕궁 투어를 출발하였다.

허리가 도막난

우리 말을 들으며 그래도 즐겁다.


오가며 

태국 문화와 왕조를

신나게 설명하는데


면적은?

짜끄리 왕조는?

국왕과 그 계열은?

질라타궁은?

태국의 국경일은?

태국의 선거는?

종교는?

국방의 의무는?

교육제도는?

국민 경제생활은?

매우 재밌고 활발했다.


사파이어 사원에서

태국의 금붙이는 모두 갖다 바른 양

종교와 국왕의 힘이

이렇게 사치로워도 되는가를

말하는 듯 하였고,


스리랑카식 사리탑

태국식 대장경각

캄보디아식 제왕 동상전

에메랄드 불상의 대웅전

왕궁과 서구식 왕궁 예식홀

보위병 교대식


자고로

백성의 고통을 짜낸 왕이라야

불휴의 명작을 남기고

후세에 관광자원으로 쓸

문화재로 남는다는 진리를 보았다.


선상 관광선에서

써프라야 메남을 따라

쪽배 상인을 만나 원숭이 바나나를 맛보고

중국 사원 앞에서 용왕이 되어

물고기를 불러모으기도 했었다.


새벽 사원의 부름은

67m 캅보디아 첨탑을 오르며

중국 청 도자기로

정성을 쌓아 올려

불교인과 세계인을 부르는

마력을 지닌 탓일까?


밤에 본 새벽사원은

황금빛 천상의 그림이 되어

하늘과 강속으로 여울지며 뻗어간다.


길게 누운 부처는

높이도 길이도 세상을 놀라게 하고

오가는 불도들이

황금 불심을 지극 정성 붙여대니

그 효험으로 평화를 이루는가?


오가는 길목에서

관광 상품을 선보고

Lumpini 초등학교를 둘러보면서

홀로 남아

또박또박 글씨 쓰던 어린이의  

기념 사진 촬영에

흰 눈동자와 수줍은 미소를 보았고

웰빙을 체험하며

공원을 달리던 사람들도

하기식에 걸음을 멈춘다.


선상 식당에서

라이브 가수가

즐거운 우리 좌석에 들러

한국 가요를 애창하니

신난 우리는 국력을 맛보며

마지막 여행의 회포를

춤으로 정리하고 있었다. 


마사지 룸에 들러

피곤한 몸을 추스리고

새벽 2시 반

방콕을 떠난

대한항공 662편에서

꿈속에 잠겼다.


여행이란 

휴식을 위해 출발한다지만

피곤과 각성으로 이루어지다가

보고 느끼며 감동하는

한 코스이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