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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을 불러와 창가에 노닐며
가슴앓이 40년을 착한 아내 곁에
거리낌없이 꺼집어 내놓는다.
공허한 하루가 새하얀 환자들과 함께
훌쩍 지나고 나면
물새가 서울의 밤을 찬란하게
강물에 빠뜨린다.
모두 허우적대는 긴긴 밤을
희망으로 건져 올리려고
낚싯대를 드리우고
수많은 세월을 몸서리치며 신음한다.
반짝이는 별빛과,
조는 새벽 가로등을 무심히 내려다 보며,
쾌차하길 기도하는 바람은
뿌우연 기대만큼 차갑다.
한길가에 큰 입 벌리고 선
엔진 떼낸 고장난 자동차 같은 인생을
금쪽같은 생명을 담보 삼아
조금씩 조금씩 보-올링하고 있다.
심장조영실에서 중환자실로
하룻밤을 1년처럼 늘리더니
12층 병실에서 지금
아픈 아내의 마음을 간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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