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청아한글샘

대밭에서

황와 2007. 7. 30. 15:10

 07.7.26 담양 죽림체험장에서 /264


긴 세월

오랜 비상(飛翔)을

그리고 또 그리고

마음은 비우고 또 비워서


한 통속 긴 한숨을

참지 못해

마디 지우고


하늘 향해

미래를 향해

곧게 버티고선

운명(運命)이 

바람을 불러 모아

시원한 푸름과 함께

우릴 인도(引導)한다.


어릴적

밤이랑 굴밤이랑

대밭에서 줍고

허리둥치 매고

농막(農幕)지어 놀던

꿈꾸던 옛날을 자꾸 꺼내온다.


본디 너는 그렇게

세상을 달관(達觀)하고

비바람도 순화(順化)하고

눈발에 허리 휘지만


팅-팅- 

시위 당기고

푸드덕 푸더덕 

밤마다 보금자리 내주고

자연의 이치(理致) 받아


절개로 

굳은 신념(信念)으로

삶의 표상(表象)으로

우리를 맞는구나


대숲 길을 걸으며

동행(同行)의 의무(義務)를

사랑의 길로

인도하는 것일까?


나는 참 좋다.

둥근 침묵(沈黙)이

빈 통 속에 갇혀

화선지(畵仙紙) 위에서 마디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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