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청아한글샘

안승대(安承大) 형님을 먼저 보내며

황와 2007. 7. 5. 11:18

2003.6.20 / 이동춘

 

유월 스무날

뇌성치는 소리 갑자기 들리더니

소나기 한없이 쏟아 부었다.

 

김 빗줄기 속에서

게으런 이 자동차 세차하듯이

때 묻고 오염된 인생을

아침나절 내내 청소하였다.

 

그 속에 드문 이 있으니

좀 더,

좀 더 ,,,,,,,,

애닲다. 어이하리.

 

늘 교육만을 버릇처럼 얘기하면서

넉넉한 체,

달관한 체,

먼저 자신을 견주어 비판하고

세상을 한 눈 아래 두더니

이제 암흑으로 삼켜버렸네.

 

"너거들끼리 한 번

 멋지게 잘 살아 봐라!"

초상화 입 언저리에

그리고 눈빛에서

빙긋이 나무라고 있네.

 

이제 당신이 하지 못한 과제를

우리 가슴 가득히 안겨주고

집 벗어 지게 벗어

영원을 캐기 위해 숙제하러 떠났네.

 

언제 그 투박한 인정 다시 뵐꼬?

언제 그 유머러스한 풍자 다시 읽을꼬?

 

최고의 경지에서

많은 사연 대변자 되었다가

몸 썩고 맘 찢어지는 줄 모르고

그렇게 그렇게 홀연히 떠나가네

 

배웅하는 자의 슬픔 속에

자유로이 길 나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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