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6.20 / 이동춘
유월 스무날
뇌성치는 소리 갑자기 들리더니
소나기 한없이 쏟아 부었다.
김 빗줄기 속에서
게으런 이 자동차 세차하듯이
때 묻고 오염된 인생을
아침나절 내내 청소하였다.
그 속에 드문 이 있으니
좀 더,
좀 더 ,,,,,,,,
애닲다. 어이하리.
늘 교육만을 버릇처럼 얘기하면서
넉넉한 체,
달관한 체,
먼저 자신을 견주어 비판하고
세상을 한 눈 아래 두더니
이제 암흑으로 삼켜버렸네.
"너거들끼리 한 번
멋지게 잘 살아 봐라!"
초상화 입 언저리에
그리고 눈빛에서
빙긋이 나무라고 있네.
이제 당신이 하지 못한 과제를
우리 가슴 가득히 안겨주고
집 벗어 지게 벗어
영원을 캐기 위해 숙제하러 떠났네.
언제 그 투박한 인정 다시 뵐꼬?
언제 그 유머러스한 풍자 다시 읽을꼬?
최고의 경지에서
많은 사연 대변자 되었다가
몸 썩고 맘 찢어지는 줄 모르고
그렇게 그렇게 홀연히 떠나가네
배웅하는 자의 슬픔 속에
자유로이 길 나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