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청아한글샘

남산을 오르며

황와 2007. 7. 3. 14:18

이 동 춘 교장 (전 남산·도천초등학교)

 

높은 산맥에 가려진

낮은 봉우리는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작은 내가 있기에

큰 네가 돋보이는 걸

 왜 모르는지? 

 

시가지 남쪽에 똥메처럼 드러누워

짙은 바다 내음과 거센 파도를 막아내고,

온갖 역사의 아픔도 잠재우고,

해와 달이 거쳐 지나가는 진해의 표상이 되어

휴식처로나마 사람과 친해지고 있다.

 

일전쟁후 아린 전승기념비가 서고,

황국신민을 명령하던 신사가 선 이곳은

망국의 혼이 깃든 재수 없는 자리라는 걸.

 

아니다. 이곳은 진해 최고의 명당 자리,

장차 남산에서 큰 인물이 나온다는 걸

새로운 신앙처럼 용기를 북돋우면서......

 

제황산, 제비산이러니,

남산, 아니 탑산이러니

세인의 입에서 사방을 가름질하며 붙인 南山을

나는 서울 남산처럼 더 좋아한다.

 

주간 체조시간에

15분간 땀 흘리며 오르는 숲길에는

짙은 땅 힘 받은 수많은 풀잎들이

나무 사이 햇살에 반짝이고,

맑은 공기, 오가는 얘기 저장하였다가 뿜어 내놓으니

‘건강 애국’ 을 자랑처럼 신봉하는 나에게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여기에서 찾는다.

 

산을 오르며 ‘건강’,

산을 내려가며 ‘진해 사랑’

일년 내내 산을 오르며

남산 정기를 애향⋅애국 교육으로 포장하였다.

 

정남쪽 진해 옥포만과

사방을 에둘러 장복 덕주봉-시루봉-천자봉 울타리를 바라보며

그림처럼 아기자기한 사연을 만들면서

아름답게 어울려 사는 모습을 보면

누구나 탑 전망대에선 소인국의 걸리버가 된다.

 

서쪽의 해군기지,

남쪽의 툭 틘 옥포만과 뜬 섬

북쪽 장복산 기슭의 시민회관과 옹기종기 선 낮은 아파트

동쪽 해 뜨는 시루봉

새길 나는 작은 포구 속천항과 점점이 정박한 배

 

힘찬 기운이 감도는 장천항과 쇠소리 내는 stx 조선소

동북아 물류기지항 진해⋅부산 신항만 건설 소리

 

진해의 중심에 남산이 있고

남산을 안았기에 진해가 자랑스럽다.

 

나의 짧은 진해사랑이 긴 사연이 되기를

늘 소설처럼 기대하면서

“나는 진정 진해를 사랑하였노라”고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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