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10. 철원 월정리 남방한계선에서
암흑의 나래가 평원을 앗아가면
침묵의 싸늘한 고요가 밤을 나르고
겨레의 감각을 담은 푸르럼이
어둠으로 퍼져 가면
인내와 젊음을 자산으로
눈엔 등불을 켜고
나발통 같은 귀를 열어
올빼미 후예가 되리
차가운 기온이 피부를 스치더라도
삼단같은 잠이 심신을 유혹하더라도
오늘에 충실한 하루살이가 되리
가분수가 된 인형이 되리
해태처럼 영역을 지키는 동상이 되리
북쪽 하늘에서 가늘어진 찬가가
무딘 몸에 와서 닿아도
여명과 같은 기다림으로
평화의 사도가 되리
나라와 자유를 지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