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5.28 오후 /264
눈만 감으면
세상이 까매지듯이
명예도 수회(受侮)를 붙잡질 못하네.
갑자기 다가오는 엄습은
예상도 예지도 다 꺾어버리고
무지막지하게 다가와
체면을 혼란하게 만든다.
이곳 저곳 흔들며
수액은 하지를 적시고
염체없이 도심에서 숲속을 찾는다.
본능이러니, 산통이러니....
온 세상이 주위에서
깔깔대며 비웃는다.
그러나 참았던 기쁨이.........
아이 더러 못 참았다고
꾸중하지 말자.
늙은이 더러 참지 못함을
비난하지 말자.
오늘 큰 깨달음으로 나를 얻고
구린내 나는 내 삶을
비로소 깨닫는다.
이내 부끄러움을 싸안고
친절한 시선을 외면하며,
관심이 뜸한 곳만을 골라
고개 숙이고 찌푸린 채
조심스런 길을 한 폭 두 폭 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