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청아한글샘

배설(排泄)

황와 2007. 8. 21. 17:13

 

  07.5.28 오후 /264

눈만 감으면

세상이 까매지듯이

명예도 수회(受侮)를 붙잡질 못하네.

갑자기 다가오는 엄습은

예상도 예지도 다 꺾어버리고

무지막지하게 다가와

체면을 혼란하게 만든다.


이곳 저곳 흔들며

수액은 하지를 적시고

염체없이 도심에서 숲속을 찾는다.

본능이러니, 산통이러니....

온 세상이 주위에서

깔깔대며 비웃는다.

그러나 참았던 기쁨이.........


아이 더러 못 참았다고

꾸중하지 말자.

늙은이 더러 참지 못함을

비난하지 말자.

오늘 큰 깨달음으로 나를 얻고

구린내 나는 내 삶을

비로소 깨닫는다.


이내 부끄러움을 싸안고

친절한 시선을 외면하며,

관심이 뜸한 곳만을 골라

고개 숙이고 찌푸린 채

조심스런 길을 한 폭 두 폭 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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