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6.13/청소년연맹 책임지도자 백령도 순례 참가기/264
유월의 안개가 그렇게 귀찮게 구는데
우린 함정에서 신비의 정경을 그림그리고 있었다.
북한 쪽 깊숙히 박혀있는 천혜의 요새
그 속에 수많은 눈들이 숨소리 한 번 크게 쉬지 못한 채
긴장감에 쌀쌀하게 떨고 있을 거라고.......
아홉 시간 동안 해군의 작전을 보면서 우린 그렇게 안심하였고
낮은 평지에 자연스런 농촌 풍경이 어울린 이곳은
그저 그렇게 우리의 고향을 옮겨다 놓은 것일 뿐…
논밭이 넓게 펼쳐져 벼와 고추가 푸르게 자라고
언덕엔 집들이 이사와 앉아 한가롭게 여유를 부린다.
그 속에서도 자랑거리를 열거하며
사곶 자연 활주로, 콩돌해안, 백령호, 중화교회, 연화해안. 심청각, 사자바위,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긴장감을 싹 날려버리고
든든하게 해준 해병사령관의 믿음직한 눈빛에서
OP 동굴과 안개 속에 감추어진 인당수, 장산곶, 옹진반도, 월래도까지
우리는 그들의 믿음을 확인하였다.
두무진 감람암 화산석 잔치가 절경을 이루고
가마우찌가 매달린 흔적이 희뿌연 절벽 아래에는
아름다운 푸른 쪽빛이 넘실대는 데
그 속을 넘나드는 우리 눈에는
울릉도 서쪽 해안 벽을 연상하며 탄성만 오간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면 사천삼백 주민들
백령도 듣기만 해도 가슴 저리는 이곳이
이렇게 풍족하고 아름다운 곳이라는 걸,
60% 농사에 겨우 8%가 어민이라니
그리고 자치 안보를 위해 아녀자들도 총 메고 훈련한다니 …
우린 통일의 의지들을 가방에서 내려놓고
아쉽게 되돌아 나오면서
안개는 그래도 슬펐는지 우리 눈을 한껏 가리고 있었다.
갈매기 날개 짓만이 우리를 배웅하고 있었다.
백령도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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