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국내외여행

미숭산(美崇山)에 올라

황와 2007. 7. 4. 14:02

 

03. 6. 18 도천초 합천야영수련장에 참가/264


알싸한 새벽 공기를 두 손으로 가르며

혼자 산을 오른다.

푸더덕거리는 날짐승 소리가

간혹 머리를 쭈삣거리게 하지만

나뭇가지 위에서 잠 버릇하는 것처럼 들린다.


숲 속이 길을 비키듯 나무를 사열하고

땀과 가쁜 숨을 내쉬며

오직 정상을 꿈꾸는 어리석은 선수 마냥

나를 향해 걷는다.


미숭산성의 가지런한 역사가

묻혔던 아우성을 말하고

잘려버린 샘터 물길을 돌리고

묵은 이끼 걷어내니

맑은 물이 갈증을 부르는 듯

한 모금으로 온 몸을 청소하였다.

 

 

 

 


하얀 안개인지 구름인지가 온 산을 뒤덮어

나는 정상에서 더 높은 산이 된다.

산이 숨을 쉬면 나는 두 팔을 열어 하늘을 안는다.

자연이 가슴을 열고 들어와 깊숙히 자리잡는다.

가부좌(跏趺坐)를 틀어 앉아 보면,

나는 산정의 돌부처가 된다.

삼라만상이 순리대로 감을 깨닫는다.


멀리 아이들의 재잘대는 소리가 정겹다.

아침을 깨우는 생명의 소리로 들린다.

자연은 아름답다.

그래서 자꾸 자연을 닮아가고 쉽다.

찌들은 세월을 깨끗이 닦아내어

새로운 기운을 얻어 환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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