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청출어람집

수제비 점심 식사

황와 2026. 4. 29. 17:05
26.4.29. 12:00 인수와 백수 전통수제비집에서 점심 모임 맛보다./264
       창소 :  가음정동 전통수제비집 
       특기 :  파전과 개발수제비 맛 있었다.  

 

합천 가회면 천연기념물 이팝나무

 

하얀 이팝나무 국수나무처럼  봄들녘을 환하게 밝힌다.

가로수가 온통 하얗게 필 무렵이면

춘궁기 옛  시절 먹을 것이 없어서

구황식물로 칡뿌리  나물 죽 쑤어먹던 그 거친 음식

그걸 별식으로 해먹곤 하던 추억의 음식이 그립다.

그래서 옛 전통음식 잘하는 식당을 찾아 

어릴적 먹던 그맛이 그리워 

냄새 나고 곤내 나도 종종 생각나곤 한다.

그중에 내가 가장 그리던 음식 중

옛날 엄마 들판에 힘든 일  남자일 같이 하고 

집에 들어오자 멸치 몇 마리 간장 찔끔 담가 

손으로 얇게 빚은 밀가루 떡판 

한 손으로 찢어 국물에 삶아낸  밀 냄새 나는 수제비 

식구들 많아 그릇 늘이려고 뜨거운 국물과 함께 퍼 준 

수제비 한 사발이 엄마 내음처럼 그립다.

그래서 수제비 전문점에서 한 번씩 사 먹곤 하였는데

기인수 군 잘 아는 집에 한번 먹으러 가자고 제안한다.

그러더니 당장 이틀 후를 예약한다.

 

백수군 차 갖다대고 집앞에서 타고 갔다.

창원 시가지를 통과하여 성산구 남산동 부근

전통 수제비집, 전에 한번 갔던 집이라 눈에 익었다.

인수군 먼저 가서 기다리며  맞는다.

셋이서 폭 꺼진 일본식 식탁에 앉아 

그들 주문대로 먼저 파전 한판부터 맛있게 찢어 먹고 

다음은 큰 대야 그릇에 김나는 뜨거운 수제비탕

입김으로 불어 불어 입천장 데일라

조심조심 바지락 국물 마시며 

밀 냄새는 없어도 하얀 수제비 목구멍에 스스로 넘어가니

씹을 필요도 없이 맛있는 점심 식사다.

다 함께 국물까지 다 둘러 마시고 나니 

배가 불뚝 일어나고 포만증에

옛 그 시절 가난했던 부모님이 생각난다.

다재마을 아이들 학교시절 이야기하며 

그들 동창생 죽은 놈, 산 놈 다 열거하며 점검하니

잘 살아준 그들이 무척이나 고맙다.

이제 그들도  6순 중반

여기저기 병 나서 어렵게 흩어져 사는 놈들 소식 들으며 

그게 모두 내가 잘 이끌지 못한 것처럼 미안하다.

그러나 싱거운 그들이 든든하기에 

고맙게 잘 먹고 이야기 실컷하고

그들 차에 되돌아 오며 고맙다고 전했다.

호화롭고 귀한 것만 보고 듣는것 보다 

그들의 소탈한 소식이 더 그립다.

 

선생은 늘 가르친 제자들을  하나하나

머리 속으로 응원하며 사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