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청아한글샘

한나표 머구 한 다발

황와 2023. 5. 12. 18:34
23.5.13 한나에게서 머구 한다발 얻은 걸 다시 얻다./264

 

 

옥수수

자전거에 실려 힘써 오는데

등뒤에서 날 부른다.

" 회장님 아인교?"

날 알아보는 성의에 뒤돌아 보니 한나다.

" 해그름에 어디 가는교?"

"석전시장에 머구 얻으러 가매"

" 많이 얻으면 회장님 집에 갖다 줄라캤는데"

" 갈라 무야 하는데 잘 됐네요."

"같이 갑시다" 

그는 시장 손수레 끌고

난 자전거 끌고 

얘기 길동무하며 동행을 한다.

 

 

석전시장 지하 상가

금방 한 가방 끌고 나타난다.

머구 이파리 반 다발 축 늘어졌고

머구대까지 반 다발

얻어온 절반을 뚝 떼어 

비닐주머니까지 내게 주고 간다.

평소 머굿대는 찜 쪄 먹고

아니면 장아찌 담아 밥반찬 좋고 

이파리는 쌈 싸 먹고 

쌉싸름한 맛 입맛이 확 돌아오니

봄나물 최고의 약선나물 반찬이다.

 

 

당장 그 말만 듣고도

입안에 쓴맛 침이 나돈다.

" 한나님 덕분에 밥맛 돌아오겠소"

" 그 누가 이리 챙겨 주겠소?'

" 잘 묵을께요, 고맙소"

 헤어지는 뒷덜미에 절을 한다. 

큰 정은 당연히 가인(佳人)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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