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음악회감상

판소리(音)에 채색옷(服)을 입히다.

황와 2019. 12. 13. 11:06

19.12.12  마산국악원(김영옥 명창, 김옥연 한복) 제3회 정기공연 3.15에서 참석하여 듣다./264

             (도원 백순임 공연 위문) 


12월 까아만 겨울밤

피곤을 열고 자전거 등불을 켠다.

종일 금정산성 누빈 발이 트림을 한다.

멋진 밤을 기대하며 열정을 보러 간다. 

제3회째 마산국악원 발표회

그 속에 우리 도원(桃園)이 끼었다.

오늘은 더 특별한 공연이 협연된다고

길사랑회 회원에게 선전했었다.

경상도 여인이 궁금한 소리 배워보자고 

경남대 평생교육원 판소리 동호회

목이 터지게 연습하고 

머리 쥐나게 가사 외고 

가는데 마다 불쑥불쑥 숲속공연하더니 

그녀는 이미 빠져 나올 수 없는 중견이 되고 말았다.  

오만 가지 성실한 성품

한 가지 붙들면 이를 악물고 버티는 오기(傲氣)

어깨 고장나 치유 중에 불려나갔다.  

그래서 우린 '도원 도원' 한다.



3.15 대공연장 두리번 거린다.

예쁜이 신구슬 선생이 곁에 앉혀준다. 

그녀 오래간만에 만나도 늘 곁에 있는 듯 다정하다.

함께 공연보며 길사랑 걷기 때 일 나눈다.

김영옥 명창과 김옥연 한복이 어울린 합동공연

막을 열며 풍물놀이가 연주홀에 가득 찬다.

사물놀이가 쿵덕쿵덕 장단이 되어

사람들 딱딱한 맘을 녹여 허문다.

악사들의 몸짓이 리듬이 되고 관음(觀音)이 된다.

눈으로 전해져 소리가 된다.

우리 몸도 흔들려 박수 터진다.

박자를 젖는 손가락이 춤을 대신 춘다.

양승렬 명인이 음을 조율한다.

이어 네 여인의 소복 남도민요 두 자락

몸악기로 지휘하고 연주하고 토해낸다.

걸쭉한 몸소리로 투박하면서도 우렁찬

노래가 글이 되고 소설이 노래가 되는

백옥같은 소리 눈에 진주빛이다.

성주풀이로 바뀌면서 채색잔치를 연다.

김옥연 한복연구소 패션쇼 음복(音服) 협연 처음이다.

한복 감칠 맛 나는 채색감 매료

보들보들 속살 비치는 유혹이 춤이다.

노래를 하니 춤이 나온다.

미소가 사랑으로 퍼진다.

한복 치마 저고리 부드러운 선 

살짝 내민 코버선 신발 

치마 들추며 단솟곳 비추는 유혹

머리에 장식한 가채까지

너무 호화로운 여인들의 탐닉이다.

남정네 두루막 도포에 자락 휘날리는 선유(仙遊)놀음

채복이 무대를 좌우하며 춤판을 벌였다.

옷보다 던지는 무희 미소가 더 곱다.

이를 갈채로 답한다.         


    


대금 소리 적막을 열고

첫번째 마당 김영옥 원장이 춘향가 이끈다.

명인의 소리는 따로 할 때 푯대가 난다.

연주홀을 이끄는 소리 똑똑히 전달되니

여기저기서 추임새 저절로 나온다.

맞춰 보려니 반박자 쉬고 나오는 당김음이다.

~어이, ~하이, ~얼시구, ~좋고

고수(鼓手) 몸짓 소리가 무대에서 시범이다.

추임새 반응을 보니 관객들도 호응도가 높다.

본격적인 복색 잔치를 벌인다.

남원 사또 기생점고(妓生點考) 시작하니

사또 관복 근엄 떨고

월매 장죽 물고  

온갖 옷으로 치장한 기생들 황홀하게 등장한다.

몸에 춤을 달고 무대를 달군다.

모델의 춤과 색, 미소, 손짓, 버선코 

옷 평가 미소로 맵시를 만들고 박수로 선발한다.

모두 눈을 감을 수 없게 한다.

옥중가 춘향이 처량한 신세

쑥대머리 구슬픈 곡조로 이어진다.



    


둘째 마당 이번엔 흥부네 집이다.

흥부 아이들 스물댓 명이나 되나

집단 창극 벌어진다.

흥보 부부 나와 가난타령 

왼쪽 끝에 남정네 차림 도원 등장이다.

긴 총각머리 땋고 쥘부채 들고 바보 웃음 웃으며

힐끗힐끗 객석에 아는 사람을 찾는다.

아픈 몸이 부자연스럽지는 않다.

박 타는 노래 실겅실겅 톱질이다.

재미있는 몸표정에 우리도 따라 논다.

마지막 박이 터지고 쌀 나오고 돈 나오고

돈타령에 가난이 달아나고 행복이 웃음이다.

어울렁더울렁 춤판이다.



    


세째 마당 심청이네다.

신세대 구은술 추월만정(秋月滿庭) 소리 힘이 솟는다.

마지막 심청가 눈 뜨는 대목

심봉사 허황한 꿈에 뺑덕어미 엉덩이 춤 등장이다.

맹인 잔치 사방으로 튀는 행동

임금 심청왕비 심봉사아버지  

제2차 조복 관복 리허설

황금빛 곤룡포 익선관 대왕복에

가채머리 금박 입힌 대례복 왕비복

조레대청에 등장하는 관리들의 붉고 푸른 조복

관리들 궁인들 상하급 관복 멋지게 펼친다.

여염집 아낙옷과 정부인 군부인 높은 귀부인 옷

모두 무대에 어울려 채복잔치다.

태평성대 악사들 음악에 

왕세자 세자빈 나와 넘치는 몸짓으로 사랑 춤

멋진 몸동작과 팔의 리듬 흐물대며 흔든다.

빙빙 돌며 통치마 둥글게 돌고 

치마 두루마기 들어 붉은 속옷 비추니

춤이 국태민안 노래이더라 

대관 내시 상궁복까지 심청가 왕궁은 화려했다.

심봉사 꿈 속에서 본 딸의 얼굴

왕비 딸의 꿈에 본 아버지 얼굴 

온 세상 맹인이 눈을 뜨니 태평성대로다.      

김영옥 김옥연 두 대표자 

출연자 모두 나와 박수쳤다. 

마치고 그들 고운 얼굴에

가족 친구들 축하장 더 고운 무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