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만남 3/산책로풍광

염천 지리산 백운계곡 품안은 그래도 행복했다.

황와 2019. 8. 8. 19:35

19.8.8 길사랑회 제530차 이벤트 걷기 지리산둘렛길 8길(운리-덕산) 걸었다./264

       코스 : 마산역-(버스)-(단속사지)-운리마을-원정마을-운리재-참나무숲길-

                백운계곡(점심)-용무림재-마근담마을-남명묘소-남명기념관-마산

       거리, 시간, 인원 : 2만보, 13.0 km, 6.0 시간, 20 명

      문화재 답사 :  단속사지, 정당매, 남명 묘소, 남명기념관, 산천재 등

                          백운계곡의 삼백 - 바위, 구름, 물

  

가을이 서는 날

지리산 둘렛길 안내판 아무리 세워놔도

별 인기가 없드니

출발 전에야 겨우 스무명 채웠다.

피서가는 장소가 못마땅했는지

마침 비라도 내렸으면 시원하겠지

솔직한 내 본심이었다.

좌석이 많이 훌빈하다.

떠나면 기분이 좋은 사람들

집안에 원수들 숨겨두고 나온 해방감

모두 즐거운 산골 동무가 된다.

임시총무 나서서 회비 걷고 

노니 손녀 생일이라고 떡 한 바구니 

오래간 만에 왔다고 누구는 양갱 한 통 

과자, 당근, 참외 주전부리도 돈다.

오늘은 창원고속 새로운 류종천 기사님으로 바꿨다.

정헌 이완섭씨와 김진옥씨도 새롭다.



먼저 단속사지로 올라갔다.

우린 걷기와 문화재 답사 함께하니까

가까운 문화재 버릴 수 없었다.

신라말 창건된 절 단속사지(斷俗寺址) 

윤곽이 뚜렷한 쌍탑 마을 앞에 버티고 섰다.

단속사지 동탑 보물 제72호 완전하고

서탑 보물 제73호 기단이 많이 깨어져있다.

천년이 넘은 세월 정말 아름답게 서 있다.

또 정당매(政堂梅) 정당문학 강회백이 처음 심었다니

고려말 6백년이 넘은 고목매(古木梅)다.

이 분의 아들 강우덕(姜友德)이 우리 방선조 할머니를 만나 

세조때 영의정 강맹경과 밀양부사 강숙경 형제를 낳았으니

그 할머니 정경대부인이 된 역사를 지닌 연유다.

연관을 지으면 모두 다 정겨운 인맥이 된다.


    



운리마을로 내려와 정자 곁에서서 

준비운동 온뭄 풀었다.

두어명은 산을 쳐다보고 좌절한다.

앞장 서서 길을 뚫어 간다.

원목기둥 안내판이 빨간 손으로 가리키는 곳 

우리의 천국을 향해 걸었다.

아침 나절 땡볕도 제법 거칠다.

원정마을 느티나무 정자가 별천지다.

마을 노인네들 거기서 바람에 노닌다.

스쳐 가며 세멘트포장로 거칠다.

길을 따라 올라가노라면 숨도 거칠어진다.

자꾸 뒤로 쳐지고 만다.

지그재그로 꺾이면서도 

비탈길 각도는 얌전해질 줄 모른다.

정자에 털썩 주저앉으니 모두 함께 쉰다.

주유소까지 펼치니 찌짐 안주 대령하고

넉넉한 잔치가 우리들 버릇이다.     


    



넉넉한 길에 쫓겨 또 오른다.

임도 길가 큰 나무 덕에 그늘길 잇는다.

지그재그 꺾다가 느닷없이 숲속으로 기어든다.

계단길이 무척 가플다.

웬걸 숲속 오솔길이 너무 친절해 진다.

오늘 걷고자 한 최고의 길이 꿈처럼 펼쳐지니 

고통이 어느새 가신다.

그 고개 운리서 백운골로 넘는 운리재다.

이 길로 입석 사람들 덕산장에 나다닌 나뭇짐길이다. 

푸른 금강송 싱싱하게 우리를 둘러 싸더니 

또 참나무 자생숲이 우릴 맞는다.

매미 뻐꾸기는 한없이 울어대고 

우리들로 산골 아이들 추억으로 이끈다.

그때 나뭇짐 지고 오다가 바작대기 받히고

백운계곡에 알탕하던 모습

아이들 얼마나 시원했을꼬?


    



계곡에 다오다보니

그 아이들이 지금 석이씨더라.

가는 폭포수 둘러쓰고 옥구슬 만드는 기쁨

관중은 자신으로 대치하며 시원함 얻더라.

백운계곡 무지개 다리 건너니

조용하던 계곡에 사람들 소리 자욱하다.

하얀 암반계곡류에 엎드려 논다.

삼백 계곡이랬지

하늘 백구름 자욱하고 

흐르는 백폭포수 소리쳐 흩어지고 

암반 개울바닥 밝은 백암이라   

노오란 삿갓 둘러쓴 망태버섯 멋지다.

우리도 그늘 찾아 비탈진 백암에 앉으니

찹찹한 냉기 엉덩이부터 시원하다.

바지 걷고 발 담그니 여긴 천당이외다. 

알탕도 참 좋을 시고

어울려 앉아 점심상 주고 받았다.

모두 백운계곡 부자가 되었다.


    


    


    


어지간히 놀고나면 또 시작이다.

목각 장승에 솟대 인상도 너그럽다.

길사랑회 즐거운 인상도 펼쳤다.

친절한 길은 천천히 마근담으로 안내한다.

산죽이 고개 먼당에 자욱하다.

숲속 오솔길이 정말 멋지다.

금강송이 구부려 큰덩치로 인사하고

참나무 껍질이 멋진 무늬 그린다.

여긴 용무림재 편안하게 넘었다.

마근담으로 내려가는 길도 평온하다.

첫길이기에 느낌도 좋다.

오솔길이기에 마근담이 가깜다.

윗마근담 마을 드는 입구에서 

아래로 포장로로 흐른다.

뙈약볕이 살아나서 나온다.

좁은 계격 맞닿을 듯 가까운데 

도랑가에 집들이 제법 들어 앉았다.

뒤에 따라오는 이들 아우성 소리가 들린다.

먼저 와 기다리던 버스 불러 대령했다.

2-3km 버스 신세를 졌다.

남명전시관 앞에 대고 내렸다.

 

    

    


    


    


남명 선생 묘소부터 올랐다. 

누군가가 이른다.

이런 염천에는 우리 할배 산소도 안 오르는데......

황마카페트 깔린 길 금강송 숲 오르니

남명선생이 죽기전에 잡아놓았다는 명지

위에는 남명 선생 묘소 일제히 서서 참배하고 

아래에는 두번째 부인 은진송씨 묘 다정하다.

글자 수가 많으니 해설문비는 대부분 입방체형이다.

지리산 천왕봉부터 주변산들이

모두 다가와 인사하는 자리다.

웅석산에서 뻗어오는 산맥은 기운이 우렁차다. 

처음으로 남명선생 묘소를 둘러보았다.

솔밭길로 내려가서 남명기념관으로 들어

남명이 올린 상소문 비석과

남명 대리석상 밝고 깨끗한 품결이다.

남명기념관에 들러 해설사 이야기 듣고 

영남 우도 퇴계학맥이 거경궁리(居敬窮理) 학풍으로

영남 좌도 남명학맥은 거경행의(居敬行義) 학풍으로 

공경함은 같지만 방법은 궁구와 행동하는 의리로 

좌우가 달리하였고  

퇴계는 벼슬길로 나아가서 

국가통치 왕도경영을 깊이 닦도록 학문을 크게 발전시켰고

이론적 요설적인 학자가 많았고

남명은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은 재야의 처사로 

국가 경영을 바로 잡도록 끊임없이 상소하고 

국가 위난에는 솔선수범 창군 의병활동하다가 

국난이 끝나면 초야로 돌아가 교육하는 충절가들이 많았다.  

행동의절을 솔선 실천하는 학파였다. 

예전에 오니 우리 모촌 할배 간찰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오늘은 전시물에 아무리 찾아도 없다.

해설가는 우리 모촌(諱 李瀞) 할배를 잘 안다. 


    


    


    


    


무더위에 널치가 났는지

산천재 몇 발도 귀찮단다.

지난 번 왔다가 갔으니 생략하고

오늘 함께 참여한 모든 산동무들에게 감사하고

피곤한 잠으로 마산 곳곳에 택배했다.

오늘은 인원수가 적어서 차비가 모자라

부족분은 회비에서 지불하기로 했다.

염천이지만 지리산 품속은 시원하고 행복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