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만남 3/산책로풍광

어린 추억과 함께 걸은 서원곡둘렛길

황와 2019. 7. 30. 17:04

19.7.30 산수벗 넷 서원곡둘렛길 숲길 돌며 어릴적 옛 추억 반추하며 행복햇었다./264

       코스 : 관해정-석봉암(커피)-약수터(냉수)-숲속 휴식(블루베리)-만남의 광장-

                청련암 주지와 꽃 아름다움 보시 대화-소반 왕갈비탕(내가 제공 4만4천원)

       참가인원 : 나 성진, 미당 조남 4명

  

             무더위가 날씨를 뒤덮는 날

 한여름 본때를 보일 모양이다. 

이미 예고부터 기온이 천장 만큼 올라가 있다. 

그래도 움직이는 게 피서라고

105번 버스에 실려 나갔다.

서원곡 물소리가 제법 울며 흐른다.

관해정 은행나무는 더 짙게 푸르다.

기다림은 언제나 만남의 기쁨을 준다.

제법 달포만에 성진 얼굴 본다.

딸부자라 딸앳집 다니려 수원갔다 왔단다.

그저 손자들이 좋아서 손자 자랑이다.

할아버지는 손자들과 동무다.

그들도 할아버지가 원호자다.

오늘따라 나도 요령을 피운다.

어제 무릅 환부 보이러 갔다가

병원에서 핏물 한 대롱 뽑아냈다.

오래 걷지 말라고 의사가 당부했다.

둘둘 감은 무릎 붕대로

오금지 건지름 증세 못참게 한다.

숲속 오르막길 땀깨나 뺀다.

눈언덕에 물이 줄줄 샌다.

손수건이 금방 젖어 흥건하다.

석봉암에 앉아 커피 한 잔 뽑고

땀이 식을 때까지 앉아 놀았다. 

삼세 과거 현재 미래가 다 부처세상

우리도 지금 행복한 부처가 됨을 해석한다.

현재가 더 중요한 생활의 기준이 된다.



다시 숲길 오르다가

물소리 더욱 커지는 도랑 건너고

아이들 물속에 노는 소리 들으며

약수터 찬 냉기 입속으로 털어 부었다.

깨끗해지는 속마음 숲속 빈 자리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실천이다.

숲속 나무 벤치에 앉아 

성진이 내미는 블루베리 보랏빛 눈약

좋다는 말에 남는 것 모두 억지로 눈에 퍼넣었다.

푸른 숲이 훨씬 맑게 보인다.

녹색잎이 눈을 시원하게 만든다.

바람도 솔솔 불어 땀을 식혀 준다.

매미 시끄러운 숲속 정자

주제도 오늘은 어릴적 이야기에서 집지다.

어릴 때 고생 안해 본 친구가 없다.

어릴 적 주전부리에 젖배 곯은 이야기 

그래서 지금도 풍만한 여인의 가슴만 보면 

만지고 싶은 가난한 모정 이야기 꺼낸다. 

그때 어찌 그리도 먹을 것이 없었던지

간식이란 과일 익기도 전에 다 따 먹고

보리 익기도 전에 풋보리 구워 먹고 

그땐 어찌 그리 질병도 많았던지

부스럼, 기계독, 등창,  흠집 등 

바를 게 없어서 느릅나무 껍질 씹어 붙이고

풀잎 나뭇잎 펴서 붙이거나

된장 찍어 바르고   

고약은 잘 사는 집에서나 사 붙이고

배탈 나면 무조건 굶어서 고치고 

할머니 어머니 약손이 치료제 였으니

숲속길 이야기 참견이 우정이었다.


         


숲속길 늘여가며 시간 맞추고 

만남의 광장에서 예전 진해중 김 교장 만나 안부 나누고

댓잎 소슬바람 속삭이는 길

청련암으로 내려가서 

깔끔한 절 주지 스님의 성품으로 

언제나 깨끗한 아름다움 주는 보시

오늘은 어느 불자 제사지냈는지 

붉은 법복까지 갖춘 주지

겨우 더위 벗고

맑은 연못에 노니는 비단잉어, 금붕어 

경내에 이어피는 꽃향기와 화색

고마움 주지에게 전하니 소통이 튼다.

관리의 어려움 하나하나 이야기 준다.

둥글게 앉은 매화나무

향기 자욱했던 금목서 나무 

갖가지 화려했던 모란과 함박꽃

불자 도반들에게 아름다움을 뿌려주는

청련암 부처님의 보시다.

이야기가 길어지며 푸른 그늘에서 쉬었다.


    


다음은 모처럼 소반으로 옮겼다.

들어오는 눈치를 보며 우린 자동으로

늙수레한 변방인 왕갈비탕으로 분류된다.

그 자리는 양반 개고 먹는 앉은자리 배정

자연적이지만 그것도 서분하다.

의자앉는 테이블은 고기 굽는 자리다.

왕갈비탕 시켜놓고 소줏잔 권커니 잣거니 

공룡갈비뼈에 붙은 두 대 갈비 고기 간추리느라 

가위질이 피곤할 정도다.

고기덩이들이 푸짐하고 수북하다.

안 남기려고 끈질기게 씹어대니

배가 불뚝 일어난다..

점심 한끼 포식했다.

여러차례 친구들에게 얻어먹은 내 앙갚음

오늘은 내가 한턱 쏘았다.

얼마나 행복한 오늘이었는가.

다들 건강 걱정해 주니 고맙다.


    


돌아오며 정형외과에 들러

칭칭 감은 밴드 풀고

주사 한 대 엉덩이에 맞고

맛사지 코너에서 따뜻한 찜질과 전기 찝질

다시 밴드 칭칭 감고

나아지는 기분으로 기쁘게 나왔다.

오늘은 내 지갑에서 돈 쓰는 날인가 보다.

약 8천 보 5.3km 숲길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