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만남 3/산책로풍광

녹색 빛나는 서원곡숲길

황와 2019. 5. 21. 16:14

19.5.21 산수벗 셋 서원곡 맑은 숲길 걷고 성진집 점심초대 고마웠다./264


오늘은 부부의 날 소만 일

어제 감기 증세로 찐득한 땀에 젖은

억지로 안 아픈 체 시간을 내서 참가했다.

목소리는 이미 쉬어 빠졌다.

골이 지끈지끈 아픈 상태로 나갔다.

아침 버스간부터 자리에 앉자마자 졸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몸이 저기압이다.

그러나 날씨는 쾌청하게 맑다.

그 빛깔만 봐도 기분이 나을 것 같다.

담장 울장미가 유난히도 붉다.

관해정 앞 은행나무가 새파랗게 푸르고

관해정 현판이 음영을 받아 환하게 빛난다.

유상곡수는 소리내며 암반을 닦고 흐른다.

모처럼 만에 셋이 만나니 모두 내 걱정이다.

고맙다.



내 수준에 맞추잔다.

그래도 그렇지 숲속길 택했다.

푸른 숲속 길 걸으면 감기가 나아질 것 같다.

숲속 오솔길 여러 갈래 

선택해 가라고 일러주는 듯 

열어두고 쉬고 가라고 벤치들이 놀고있다.

오늘 자주 와도 들지 않았던 석봉암(石鳳庵)  

서학사 곁을 올라본다.

돌계단이 가플다.

아담한 절이다.

삼 칸 대웅전과 주변 집들이 자그마한 절이다.

그래도 숲속 두견이는 와서 둘러보고 간다.

첫 방문이라 벼랑아래 앉은 절 작고 예쁘다.

석불암에서 커피 한 잔 뽑고 쉬며 느꼈다.

누가 아픈 나를 데리고 다닐까 ?

그러니 친구들이 더 고마와진다.


    



푸른 숲속 배경 오솔길에서 

오월의 자연을 감상한다.

'어찌도 이리 예쁠까 ?'

짙은 녹색잎으로 겹쳐진 역광 

투명한 잎 연두색  찬란하고 

옥색 온통 하늘 문을 연다.  

거미줄 내려오며 그네를 타고

멀리서 산새는 울어댄다.

약수터로 내려가니 어제 온 봄비로 물소리 열리고

시원한 물맛에 온몸 쓰레기를 씻어내린다.

숲속에 앉아서 쑥절편 고맙게 먹었다.


    



더 높은 곳은 피하고

낮은 길로 내려왔다.

다행히 온몸 쑤시고 저린 증세는 없다.

몸살은 아닌 듯 천천히 거닐었다.

시간에 맞춰 내 몸에 맞춰

날 칙사 대접하듯 섬긴다.

환자니 어쩌랴!

그래도 숲길 돌아 다니며 거닌다.

숲속 내음이 행복감이다.

아무 생각이 없으니 만족이다.

모두가 빙둘러 고마우니 천국이다.

만남의 광장에서 다시 서원천으로 내려가

서학사 능선을 따라 내려갔다.

오래간 만에 걷는 새길이다.

수풀 우거진 도랑길을 따라

성지원 해주정씨 재실 구경하고

무단히도 성진 집으로 향했다.


    


    


친구집의 점심초대 뜻밖이다.

따라 올라간 길이 간단한 차 한잔이 아니라

거창한 만찬장이 되었다.

사모님 성품과 솜씨 알지만

코스요리 내오듯 준비한 걸 보니

어제부터 준비한 것처럼

내가 아파 못 왔으면 어찌 했을까 ?

준비한 것이 허사일뻔 했구나

내가 참 잘 왔구나

입맛 없어 하던 차에 온 그릇을 다 비우며

에너지가 솟는 듯 감기도 떨어진 듯

고마움 전하고 또 받았다.

부부끼리 만나자고 약속했다.

오늘 서원곡 산책은

시작은 허술했으나

마침은 고마운 친구들의 사랑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