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만남 3/산책로풍광

우곡사(牛谷寺) 골짜기 넘어 용추계곡 용지호수까지

황와 2018. 9. 20. 20:25

18.9.20 길사랑회 창원 동읍 자여마을에서 우곡사 고개 넘어 용추계곡, 도청공원 용지호수까지 가을비속 걸었다./264

         코스  : 창원역 - 자여초 - 우곡지(체조) - 우곡사 - 고갯마루 - 용추계곡 - 창원중앙역 뒤 오리탕(점심)-

                   도청공원-용지공원-용지호수-정유상가

         거리  및 시간 : 11.5km 17,500보  4.5시간 

         참가인원 : 15명


  가을 하늘 인상을 펼 줄 모른다.

  한여름 내내 항상 웃어대던 햇님

찜통더위 몰고와 대머리 만들더니

이젠 연일 찌푸린 시어미상이다.

가을볕 무언가 말리기 좋은데

요즈음은 계속 찔찔거린다.

우산 챙기고서야 집을 나선다.

창원역앞에서 7번 새끼버스 태워

앞서 한 차 보내고

이어 8분마다 이어져 오니 

15 회원들 4대에 분승해 자여마을에 도착한다.

부슬비 내리는 농촌 마을 

우리 일행이 빈 도로를 펼치며 걸었다. 

자여초 아이들 소리가 정답다.

내가 창원교육청 시절 개교식에 참석했던 학교다.



사람들 시선이 우리를 샘나게 본다.

우곡저수지 체육공원에서

빙둘러 서서 체조했다.

그들은 운동기구 타며 몸풀고

우리는 맨손체조로 몸 풀고 .......

우곡저수지 앞산이 빠져 허우적댄다.

구름낀 흐릿한 산 봉우리

필봉 삼각형 두개 꺼꾸로 쳐박혔다.

왕버들 새로 나온 실뿌리 물속 맑고

짙은 그늘이 동굴 속 빠져나오듯 하늘이 밝다.

여기는 선경 먹물로 그린 수묵화 느낌이다.

물가에 노오란 꽃 빠지니 더욱 환상이다.

가을비 뿌린 아스팔트 도롯가 데크길

걷기 너무 황송하게 고맙다.


    


포장로 비탈길 비오는 촉촉한 풍경

정병산 머리는 구름이 다 잘라먹고

숲속길 오르는 한무리 사람들

얼마나 행복한지 제 볼짝 꼬집는다.

이만하면 됐지 무얼 더 바라나

사람들 얼굴이 부처님 만난 것처럼 환해진다.

우곡사 올라 여보살에게 안녕 건강 빌게하고

맑은 물 가슴 쓸며 세심했다.

어리버리 주승 '지장보살'만 뇐다.

맨날 와도 5백살 보호수 은행나무 

속이 얼마나 탔던지 뻥뻥 뚫려 

빙둘러 새생명 잔가지 용감하게 자란다.

그걸 보니 내 생명도 희망이 자란다.

약수터 평상에서 첫 휴게소 만들었다.

또 무거운 간식 다 비운다.

행복한 우리들 휴식시간 

더 못줘서 미안해 한다.


    


    




늦은 점심 간식으로 채우고

꾸역꾸역 짐꾼처럼 

숲속 비탈길 가슴 앓으며 오른다.

오르막길 늘 시련을 주는 고통이다.

응달계곡에 비도 왔으니 

여기저기 솟은 하얀 버섯들 예쁘다.

여기 이른 봄 얼레지 꽃밭인데

오늘은 한 포기도 눈에 안 뵌다.

쉬는 듯 가는 듯 오르는 듯

정병산 능선 고개 안부(鞍部)만 쳐다본다.

그게 오늘 가장 큰 목표가 된다.

숨 몰아쉬며 지그재그길 기어히 올라선다.

얼마나 끈질긴 나 자신과의 투쟁이었는지

같은 가슴앓이 처지 아니면 모른다.

능선에 올라서면 그 통증 기쁨으로 치환된다. 

그 맛에 모두 큰 산을 오른다.



    


    


내려서는 계곡 용추계곡 길이다.

얼마나 쉬운지

마치 비단길 가는 티벳족 조랑말 일행 같다. 

졸랑졸랑 잘도 간다.

이내 비 온 용추계곡 물소리 맑다.

쉼터에서 앉아 마지막 휴식하고 

남은 간식 모두 여기서 비운다.

도랑물이 너무나 맑게 흐른다.

그 물빛 한 번 쳐다만 봐도 세수를 한다.

계곡류 따라 흘러 내려오며 

용추 5교부터 4, 3, 2, 1교까지

도랑을 재미있게 건너 갔다가 왔다가 

물소리와 걸었다.

마지막 계곡입구에서 

먼지 하나 앉은 바 없는 먼지 떨면서

숲속 모기 물린데 건지름 떨었다.

맨먼저 맞는 식당 오리탕 주문

늦을 거란 점심이 별로 늦지 않다.

냄비 끓는 맑은 국물 떠 마시며 

시원하다고 모두 동감이다.

주인 아줌마 우리 보고 반가운 얼굴

맛지게 푸짐하게 점심시간도 걷는 시간이 된다.

두 손 모은 수녀님 모습이 우리 맘이다. 

 

    


    


너무 짧은 동행이 아쉬운지

또 아름다움 찾아 걷는다.

새로 지은 도청옆 개발지구 건물 키 쑥쑥 자라고 

도청공원 비단잉어 빛깔에 끌려 

여기저기서 사진에 박히고 

명품 수목 자태 보며 도청을 관통했다.

도청대로 도교육청 스치고

용지공원 조각 비엔날레 보러 내려오다가 

봉림사지 화상 비석과 부도탑

정렬공 최윤덕 장상 비 보고

용지못가 둘러 앉은 조각품 보며

용지못 둘렛길 둘러 돌면서 

늙은 몸매 날씬한 20대 꿈꾼다. 

오늘 걷기 마감 선언하고

부족한 이 또 비엔날레 장소로 가고 

난 아들네 점포에 들러 

약사들에게 용기 주고 왔다.

오늘 걸은 거리 1만 7천 보 목표를 넘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