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들어 본 쓸개나 요도에만 돌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췌장, 전립선, 위는 물론이고 눈이나 입 속에도 돌이 생긴다.
인체내 돌(결석)은 각 장기에서 분비되는 각종 분비물이 여러 원인에 의해 머물러 있다가
칼슘이나 인 등 체내 화학물질과 결합해 굳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몸 곳곳에 생기는 결석을 알아본다.
눈에 모래가 들어간 것처럼 이물감이 느껴지고, 눈을 깜빡일 때마다 뻑뻑함이 느껴지면 '결막결석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결막결석은 눈자위를 덮는 눈꺼풀 안쪽 결막에 생기고, 안과를 찾는 환자의 약 20%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하다.
결석이 있는 상태에서 눈을 비비면 결석이 각막에 상처를 유발해 각막염으로 악화될 위험이 있어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눈에 지질(脂質)을 분비하는 마이봄샘이 기능이 떨어져 지질 분비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눈꺼풀에 있는 노폐물이 씻겨 내려가지 못하고 쌓여 염증이 생긴다. 이때 염증 물질과 각종 노폐물, 칼슘 등의 성분이 결합해 굳으면서 결석이 된다.
*마이봄샘: 눈에서 수분이 과도하게 증발하지 못하도록 기름 막을 씌우기 위해 지질을 분비하는 기관
결막결석증을 예방하려면 하루 두 번씩 눈에 온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온찜질은 마이봄샘 속에서 굳어진 지질을 녹여 눈꺼풀에 노폐물이 쌓이는 것을 방지한다. 따뜻한 수건(섭씨 42~45도)으로 한쪽 눈마다 5분씩 번갈아가면서 찜질하면 된다. 10~20분 정도 하는 것이 좋다. 콘택트렌즈를 오래 착용하거나 스마트폰·TV를 과도하게 보는 것도 삼가는 게 도움 된다. ▶까끌까끌하다 했더니, 눈에 돌이?
이석은 전정기관에 있던 이석이 외부 충격 등으로 반고리관으로 굴러들어가, 고개를 돌릴 때 마다 반고리관 내부의 평형감각 세포를 자극하게 되고, 이 때문에 가만히 서 있어도 뇌에서는 몸이 회전하고 있다고 느껴 어지럼증·구토 등 증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석은 진짜 돌은 아니고 탄산칼슘으로 이루어진 작은 조각으로 특별한 원인 없이 저절로 떨어져 나오는 경우가 가장 많다. 하지만 노화나 칼슘대사장애, 골다공증과 연관이 있고, 머리를 부딪치는 등의 충격을 받거나 거꾸로 하는 자세를 심하게 하면서 이석이 떨어져 나와 세반고리관에 들어가기도 한다고 알려졌다.
이석증은 대게 2주나 한 달 정도면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급성기에는 약물치료를 실시한다.
세반고리관으로 이석이 잘못 빠졌을 경우에는 이석치환술이나 이석습성화방법을 운동을 통해 실시한다.
이석치환술은 반고리관 안에 있는 이석, 즉 돌가루를 병변이 있는 반고리관엥서 빼내는 자세요법이다.
실제 후반고리관에서 빼내는 방법과 가반고리관에서 빼는 방법이 다르고, 운동 역시 복잡하기 때문에 의사의 지시에 따라 실시된다.
입에 넣고 씹던 음식에서 나온 이물질, 칼슘, 세균 등이 입 안에서 조금씩 쌓여 만들어진 작은 돌이 턱 밑에 있는 침샘을 막아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로 귀밑 어금니 아래에 생기는데, 이곳에 있는 침샘에서 점성이 높은 침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침 분비량이 적어 침이 끈적해지는 40대 이후, 우유나 시금치 등 칼슘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자주 먹는 사람에게 흔히 발병한다.
주요 증상은 신 음식을 먹을 때 아프고, 식사할 때 양쪽 턱부위가 뻐근하게 부었다가 식사가 끝나면 가라앉는다. 음식을 먹기 시작할 때 어금니가 아프거나 턱밑에서 멍울이 만져지면 타석증을 의심해야 한다. 신 음식을 먹기 전 침이 고이면서 통증이 생겨도 타석증일 수 있다.
침샘에 생긴 돌은 마사지를 통해 스스로 뺄 수 있다.
크기 5mm 이하일 경우 손가락을 이용해 턱밑이나 귀밑에 좁쌀 같은 것이 만져지는 부위를 원을 그리며 비벼주면 저절로 빠진다.
5mm 이상의 크기는 치과에서 내시경을 침샘에 넣어 빼야 한다.
레몬, 자두 등 신 음식을 먹어서 침을 지속해서 분비하는 것도 도움된다.
타석증은 입속에 음식찌꺼기가 많이 남아 있는 경우, 노화나 탈수 등 때문에 입안이 자주 말라 있는 경우에 잘생긴다.
그러므로 이를 예방하려면 양치질을 꼼꼼하게 해야 한다. 꾸준한 수분섭취도 중요하다.
음식물 찌꺼기와 편도(목젖의 양옆 주름진 벽)의 분비물이 편도 주름에 끼며 덩어리를 형성한 것이다.
달걀이 썩는 듯한 악취를 유발해, 편도 결석이 있는 사람은 '입에서 똥 냄새가 난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편도결석이 있으면 입 냄새가 심하고 침을 삼킬 때 목에 이물질이 낀 듯한 느낌이 든다.
기침하거나 가래를 뱉을 때 작은 덩어리가 튀어나오는데, 만져보면 쉽게 부서지고 생선 비린내 같은 악취가 난다.
결석은 보통 0.5mm 정도 크기로, 입을 벌렸을 때 목구멍에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크기가 어느 정도 커지면 저절로 빠져나오므로 염증이나 암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없다.
편도결석은 1년에 3번 이상 편도선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편도선염 환자에게 많이 나타난다.
염증으로 인해 편도가 부었다 가라앉기를 반복하면 편도선와의 크기가 커지기 때문이다.
비염·축농증 환자도 콧물이 자주 목 뒤로 넘어가 입안에 세균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 편도결석이 잘 생긴다.
침은 입안에 남아있는 음식물 찌꺼기를 씻어내고 세균 증식을 막는다.
따라서 침 분비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에도 편도결석이 생기기 쉽다.
석회화건염은 몸속 칼슘이 어깨 힘줄에 쌓이며 생기는 석회를 우리 몸이 이물질로 인식해 없애려고 하는 과정에서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뚜렷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어깨 힘줄의 퇴행성 변화나 어깨 과다사용, 운동 부족, 혈액순환 저하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40대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 밤에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석회화건염은 엑스레이(X-ray)와 초음파 촬영으로도 쉽게 위치와 크기를 파악할 수 있다. 석회는 1mm의 작은 석회가루부터 3cm에 이르기까지 그 크기가 다양하다. 크기가 1.5cm이상으로 크면 주변 조직을 자극해 회전근개 손상이나 견봉하윤활낭염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어깨에 생긴 석회는 대부분 자연스레 흡수돼 사라진다. 다만 석회가 녹아 흡수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세포 물질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때문에 약물과 주사치료를 통해 통증과 염증을 줄여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위석은 위장관 어디에서나 발견될 수 있으며, 위가 가장 흔한 위치이다. 위장기능과 소화능력이 약한 사람에게 잘 생긴다. 소화가 잘 안되므로 음식물이 위에서 오랫동안 머물러 있게 되고, 그것들이 각종 화학물질과 결합하면서 응집돼 돌이 되는 것이다.
증상은 위석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데, 상복부 불편감이 가장 흔한 증상이고, 오심, 구토, 조기 포만감, 체중 감소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하복부 통증, 복부 팽만감, 변비, 복부 종괴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섬유질이 많은 쌀겨, 샐러리, 코코넛, 땅콩, 양배추 등을 과다 섭취했을 때 잘 생긴다.
위석은 크기가 작은 경우 저절로 사라지는 경우가 보고된 바 있으나 치료 원칙은 위석을 제거하는 것이다. 약물을 쓰거나 내시경으로 돌을 녹여 대변으로 나오게 하는 치료를 한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콜라가 위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 발표가 있다. 2012년 대한내과학회지에 위석 때문에 심한 복부 통증이 생긴 60대 환자에게 콜라(30㎖)를 여러 차례 주입한 다음 이를 내시경 올가미와 쇄석기 등으로 분쇄, 제거한 사례를 담은 논문이 발표됐다.
의료진은 논문에서 “콜라는 정상 위산(pH 1~2)에 가까운 pH 2.6의 산성을 띠어 딱딱해진 결석을 분해시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또한 콜라 속에 포함된 탄산수소나트륨과 탄산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기포가 위석의 표면을 통과해 섬유결석을 부드럽게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만성췌장염 환자는 대부분 췌장에서 나오는 소화 효소가 석회화한 췌석을 갖고 있다. 만성췌장염 자체가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췌석 증상을 따로 구별할 수는 없다. 알코올의 다량 섭취가 가장 흔한 원인이지만 지속적인 저단백·저칼로리 음식 섭취도 원인이 된다.
과음이나 과식 후 배가 아픈 것과 비슷한 증상이 생긴다. 췌석은 일반 X선으로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백병원 소화기내과 김진남 교수는 "췌관에 췌석이 생기면 만성췌장염 통증을 악화시키므로 체외충격파쇄석술·췌담도내시경을 이용해 췌석을 빼낸다"며 "췌석이 크거나 췌장의 끝 부분에 있으면 복강경 수술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립선에서 떨어져 나온 일부 세포에 칼슘이 침착 돼 생긴다. 주로 전립선염이나 전립선비대증 환자에게 많다. 전립선비대증 환자에서 전립선 결석이 병을 악화시키는지에 대해서 많은 연구들이 진행 되었는데, 대부분은 증상의 정도·전립선암 발생률·배뇨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온바 있다.
담석이나 요로결석과 달리 그냥 놔둬도 별다른 이상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 대부분 그냥 내버려두지만 전문의의 소견에 따라 합병증이 우려될 경우 전립선 절제술을 통해서 결석을 제거한다.
담석증은 간, 담도, 담낭(쓸개) 안에 돌이 생기는 질환이다. 간내 담석, 담도담석, 담낭담석으로 구분된다.
특히 몸 속에서 소화를 원활하게 돕는 담즙을 생산하는 담낭에 돌이 생기면 식사 후에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속쓰림,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오심, 구토, 발열, 오한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통증은 갑자기 시작되어 1~4시간 동안 지속되다가 서서히 또는 갑자기 호전되기도 한다. 하지만 약 75%에서는 증상 없이 건강검진이나 소화불량 등으로 내원했다가 초음파 검사에서 병이 진단된다.
담석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데 잘못된 식습관이 가장 큰 문제다. 저단백, 고콜레스테롤, 단순당 섭취 등의 잘못된 식습관과 유전적 경향, 임신, 당뇨, 비만 및 체중 감소 등이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연령이 높아지면서 발생률이 높아지기도 한다.
증상이 없는 담석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좋아지는 경과를 보이기도 하지만 2cm 이상 커지면 암의 잠재적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통증 등의 증상을 동반한 담석증 역시 절제술로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담석증은 담낭의 운동성, 담즙 성분 변화로 인해 돌이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담낭을 절제하지 않을 경우 재발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신장, 방광, 요관, 요로 등에 생긴 돌이다. 신장 안의 작은 공간인 '신배(renal calyx)’에서 소변의 일부 성분이 농축돼 작은 결정이 되고, 여기에 수산칼슘, 인산칼슘 등의 무기성분들이 붙어 돌이 된다. 단백질이나 염분, 수산(파, 양배추, 딸기 등에 많이 들어 있는 성분) 등을 많이 섭취했을 때 잘 생긴다.
요로결석은 중년 남성에게 많이 발병한다. (여성의 1.5배) 돌이 요로의 어느 부위에 있느냐에 따라 증상이 다른데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요로결석 통증은 옆구리, 등, 허리 등에서 나타나며, 혈뇨나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따라서 옆구리가 몹시 아플 때 이런 증상들이 동반되면 요로결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요로결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리는 시기에는 수분 섭취량을 더욱 늘리는 것이 좋다. 소변 배출량이 늘면 결석이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하루 2L 이상의 물을 여러 번에 나눠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지나치게 짠 음식은 칼슘뇨를 만들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결석이 자주 발생하는 사람은 비타민 C 섭취도 제한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C는 대사되면서 수산으로 바뀌어 칼슘과 결합해 결석이 생성되기 쉽기 때문이다.
요로결석은 치료 후에도 약 50% 정도는 5~10년 안에 재발한다. 그러므로 치료 후 6개월~1년 간격으로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한다.
[ 조선일보 기사 참조 2017.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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