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1.1 창원시 도심의 단풍거리 축제에 다녀오다./264
가을 도심 경쟁하듯 불이 붙는다.
산과 들보다 먼저 가을을 맞는다.
왜 그럴까?
계절도 사람이 많은 공연을 좋아하는가 보다.
아님 물도 비료도 안주고
모질게 키워
사람들 오가는 사이 눈치보며 일찍 붉어졌나
그들 멀리가지 말고 날 보라고
창원도심에서 단풍의 거리 축제가 열렸다.
겸사겸사 성산아트센타 단풍아래 갔다.
빙 한바퀴 단풍잎 깔린길
그걸 밟으며 길거리 상점이 줄을 섰다.
장신구 치장거리, 음식물, 소품
사람마다 전을 펴고 눈길을 부른다.
난 아무것도 살게 없다.
참 재미있는 거리 풍경
멀뚱멀뚱 행사는 시작되지 않았다.
먼저 미술 전시관부터 훑는다.
먼저 현작전
기존 중견 화가들의 작품
중후한 맛을 느낀다.
작품의 구도나 의도가 어리지 않음을 읽을 수 있다.
다음은 수 조각전
현대 조각의 조형성이 변화를 볼 수 없다.
독특한 게 눈에 안 보이니 건승으로 읽었다.
다행히 미안치 않게 지키는 사람도 없다.
다음은 동행전
소품 위주로 전시되어 보는 시간을 재촉한다.
가야할 길 봐야할 시각 모두 짧다.
특색있는 몇 컷만 허리 굽혀 제목 작가를 본다.
창원지부 분재전
소나무가 구부러져 억지로 자라고
옹이 투성이 머리 뜯기고 구박을 받았다.
억지 상처내어 부푸는대로 치료하고
외과 수술 자국이 매우 많다.
고생 많은 게 명품작이라는 거면
사람은 참 악질이다.
하나같이 성한 몸 없이 꺾어 놓았다.
사람을 위해 예쁘다.
무진거사 정룡 작품전
햠양 용추계곡 산사람이
산, 강, 물 내밀며 자연 자랑을 한다.
물 번짐 무늬가 산 능선 이루고
거기 한 구석 동심이
고기 잡고 멱 감고 낚시하고 .......
맑은 자연의 향기가 난다.
욕심없이 신선처럼
보고난 날더러 그렇게 살라고 이른다.
작가는 새 생명 보기 위해
기인처럼 미치광이처럼
풍광에 미쳐서 산다.
아이들 미적 감각 일깨워 주심에
교육자의 의무 고맙다고 답장 주었다.
다음 꼭 놀러오란다.
보고 나오니 편안하다.
호남 남종화 보고온 느낌이다.
단지 작품이 너무 많다.
엇비슷한 걸 많이 걸었다.
단풍이 쏟아진 길을 간다.
낙엽이 우수수 길바닥을 디자인하고
그 위를 억센 구두 발자국 도장을 찍는다.
낙관이랄까?
가을은 우릴 화가로 만든다.
바스락바스락 소리낼 줄도 모른다.
아직 어린 낙엽 찬란한 색 그대로다.
용지호 둘레에 노오란 은행 길
빨간 벚나무 길
메터세콰이어 아직은 녹색 길
나무 숲 가둔 사이로 작은 택시 용케도 빠져나간다.
자연생태공원 학습장 둥근 유리 온실
화살나무는 성이 한창 나 불이 붙겠다.
낙엽 뿌려진 길 도민의 집에서
날 알아보듯 부른다.
빙 둘러 한 바퀴
한국 최고의 건축가 김중현가 지은 붉은 벽돌집
몽글몽글 머리 깎은 나무들
정제된 아름다움
거기도 가을은 오고있다.
돌아내려와 용지공원 산책로
만국기가 지키는 참전기념비 보고
창원유허비 읽고
창원대종각에서 애기에게 낙엽 따 주고
용지호 둘러 돌다가 걷기 마감을 한다.
오늘은 문화 보고 단풍길 걷고
밤에는 음악도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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