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2.27 새터민 돕기 성예나 피아노 음악회를 듣다/264
느닷없이 전화벨이 운다.
선배님 우리 딸 피아노 연주회 티켓 보낼께요.
고맙네. 훌륭한 딸 고맙네.
달력에서 찾아 밤을 나선다.
얼마나 귀한 후배의 자랑인가.
3.15 불 밝혀 사람이 자욱하다.
더욱 더 놀라운 것은
자유 찾아온 그들 새터민
어두운 맘 밝히고자
쭈그러진 가슴 다리미로 펴 주고자
착한 피아노 들고 나섰다.
거룩한 출발점
홀 안이 가득하다.
그리스도 사람 성직자들
그리고 경남거주 8백여 새터민
사랑하는 맘 내민다.
먼저 김형석 테너 문을 연다.
카랑한 목소리 밤을 타고 오른다.
눈을 감으면 그 고운 미성
뒷머리 돌아 오는 듯
가슴이 찌릿해 진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그리고 그리운 금강산
나도 은근히 콧노래로 따른다.
살색 하늘 거림
하이라이트 휘날리는 드레스
훤칠한 키 아름다운 미녀 성예나
웃음 띄며 내려온 선녀
피아노 앞에 앉은 천사
큰 콩쿨 휩쓴 이력
이름만 들어도 거룩하다.
마치 내 딸래미처럼 가깝다.
건반 위에 흐르는 빛
하얀 손가락 지젤되어 춤춘다.
구슬이 돌돌 굴러나와 귀를 간지른다.
잔잔한 개울물 뛰는 차가움
시원한 느낌 돌더니
우렁찬 파도 해안 덮치듯
무서운 잡귀의 반항
음향이 싸움을 한다.
그러다가 또 조용히 사그러 들면
가슴 쓸고 소리없이 눈을 뜬다.
그리곤 가차없이 우렁찬 박수를 친다.
일곱 곡 모두 그랬다.
수줍게 일어나 가슴에 손대고
멋적은 듯 웃는 인사
그것마저도 예쁘다.
아직도 때묻지 않은 청결함
리스트 곡 셋
건반 위에 광란춤 추게 했고
쇼팽 그리고 들어도 이름 잃어버릴 음악가
조용한 호숫가 시를 쓰듯 저미는
느릿한 멜로디 가슴 울린다.
호두까기 인형 차이코프스키 만이
폴짝폴짝 춤추는 알만한 느낌일 뿐
문외한 귀에는
선녀 구슬 굴리는 소리
까아만 밤이 행복했다.
막장 무딘 향수 쓰다듬듯
칠보산 예술단 청승스런 목소리
웃동네 리듬이 재밌다.
콧소리 섞인 발랄함
반갑습니다. 그리고 도시처녀
아코디온 탄 굳세어라 금순아
소리만 들어도 흥겹다.
그러나 그 음악 깊은 가슴에 숨긴 자유는
어쩔 수 없었던 모양
찾아온 그들 포근한 깃으로 덮자.
또 껴안아 주자 .
마지막 쌀 나눔 행사 그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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