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음악회감상

착한 성예나 피아노 맑은 음향

황와 2013. 12. 28. 09:22

13.12.27 새터민 돕기 성예나 피아노 음악회를 듣다/264

 

느닷없이 전화벨이 운다.

선배님 우리 딸 피아노 연주회 티켓 보낼께요.

고맙네. 훌륭한 딸 고맙네.

달력에서 찾아 밤을 나선다.

얼마나 귀한 후배의 자랑인가.

3.15 불 밝혀 사람이 자욱하다.

더욱 더 놀라운 것은

자유 찾아온 그들 새터민

어두운 맘 밝히고자 

쭈그러진 가슴 다리미로 펴 주고자 

착한 피아노 들고 나섰다.

거룩한 출발점

홀 안이 가득하다.

그리스도 사람 성직자들

그리고 경남거주 8백여 새터민

사랑하는 맘 내민다.

 

 

 

 

먼저 김형석 테너 문을 연다.

카랑한 목소리 밤을 타고 오른다.

눈을 감으면 그 고운 미성

뒷머리 돌아 오는 듯

가슴이 찌릿해 진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그리고 그리운 금강산 

나도 은근히 콧노래로 따른다.

 

 

 

 

살색 하늘 거림

하이라이트 휘날리는 드레스

훤칠한 키 아름다운 미녀 성예나

웃음 띄며 내려온 선녀

피아노 앞에 앉은 천사

큰 콩쿨 휩쓴 이력

이름만 들어도 거룩하다.

마치 내 딸래미처럼 가깝다.

 

 

 

 

건반 위에 흐르는 빛

하얀 손가락 지젤되어 춤춘다.

구슬이 돌돌 굴러나와 귀를 간지른다.

잔잔한 개울물 뛰는 차가움

시원한 느낌 돌더니

우렁찬 파도 해안 덮치듯

무서운 잡귀의 반항

음향이 싸움을 한다.

그러다가 또 조용히 사그러 들면

가슴 쓸고 소리없이 눈을 뜬다.

그리곤 가차없이 우렁찬 박수를 친다.

일곱 곡 모두 그랬다.

수줍게 일어나 가슴에 손대고 

멋적은 듯 웃는 인사

그것마저도 예쁘다.

아직도 때묻지 않은 청결함

리스트 곡 셋 

건반 위에 광란춤 추게 했고

쇼팽 그리고 들어도 이름 잃어버릴 음악가 

조용한 호숫가 시를 쓰듯 저미는

느릿한 멜로디 가슴 울린다.

호두까기 인형 차이코프스키 만이

폴짝폴짝 춤추는 알만한 느낌일 뿐

문외한 귀에는

선녀 구슬 굴리는 소리 

까아만 밤이 행복했다. 

 

 

   

 

막장 무딘 향수 쓰다듬듯

칠보산 예술단 청승스런 목소리

웃동네 리듬이 재밌다.

콧소리 섞인 발랄함

반갑습니다. 그리고 도시처녀

아코디온 탄 굳세어라 금순아

소리만 들어도 흥겹다.

그러나 그 음악 깊은 가슴에 숨긴 자유는

어쩔 수 없었던 모양

찾아온 그들 포근한 깃으로 덮자.

또 껴안아 주자 .

마지막 쌀 나눔 행사 그저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