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음악회감상

동서양 조화 봄밤을 날다.

황와 2011. 4. 13. 06:13

동서양 조화 봄밤을 날다.

 

11.4.12 화 밤, 마산교향악단142회 정기연주회 /264

 

벚꽃 가로등

꽃잎 몰래 떨구는 초저녁

모처럼 내곁에 제자를 앉혔다.

그것도 수염난 다정한 놈

가까운 생각은 늘 주변에 불러앉힌다.

 

입장하여 어수선한 소란

그들이나 우리나 마찬가지

악기마다 북북 긁어대는 소리, 혼돈(混沌)

가장 듣기 싫은 소음, 그건 준비성(準備性)

연주자 그들은 그 뭉치에서 곱실을 뽑아낸다.

높은 솔, 굵은 삼베, 무명실부터

매끈매끈한 비단실, 가느다란 극세사 

성나면 하늘을 당기는 동앗줄까지

지휘봉 끝은 마술사

그 살로 지어낸 봄볕 따스한 숲속

청산도 돌담길도 걷고

남지 유채밭을 걸었다가

제주 섭지코지 언덕도 가 보았다.

스트라우스의 돈주앙 교향시가

눈 감고 봄날을 거닐게 하였다. 

 

 

다음은 색다른 이질감

하나가 잡으면 다른 하난 머물고

서로 빗대어 숨 쉬는 연주

함께 떠들면 소음이듯이

참았다가 울부짓고

가녀린 맑은 소리 밤을 헤친다.

가야금 손끝에서 울리는 호소

춤추는 손가락엔 온 시선이 부딪혀 불빛이 된다.

참 아름다운 청음(淸音)

소리가 사람들을 꼬옥 보듬었다.

지휘자는 춤을 춘다

오줌이 마려운듯 발광을 한다.

정윤주의 협주곡에

박설현의 가야금은 갈채였었다.

 

다음은 니노로타의 영화음악 코너

잔잔한 소리가 장면을 부른다.

'산의 여자' 산숲의 자유

숲속 비껴든 햇빛을 넘노니는

밝고 건강한 마녀(魔女)

그는 우릴 영화속처럼 갖고 논다.

숲속으로 나오라고 속삭인다.

그 잔잔한 리듬 산들바람 부는 그곳

아름다운 음악이 숨을 멈췄다가

다시 끈을 잇고

지겨울 정도로 휴식이 온다.

 

 

뜨거운 박수는 지휘봉을 불러내고

'봄의 왈츠'로 익은 몸을 흔들고

'박쥐' 자르르르 갉는 소리

빠르고 상쾌하게 앙콜을 불렀다.

멜로디는 언제나 온 몸 진동시키고 

살며시 지붕 공기통 따라

밤하늘 암청색 숲으로 날아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