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가족사랑기

움누이

황와 2008. 12. 2. 12:28

     

  08.12.1 구만면  자형집에 들러

 

나에겐 정말 

기막힌 사연 하나 있다.

 

양아버지 어머니 만나

고명 딸 하나 얻어 행복하더니 

돈 벌러 일본가서

뜻밖의 잿상자 되어 돌아오고,

어머니 청상과부 되어

딸 하나 애지중지 키워

고성 구만 부잣집 양반 가문

열 일곱 동갑내기 고등학생 새 신랑에게 

덩실덩실 시집가더니

대 이을 종손 첫 아들 낳은 후

산후병 시름시름 귀신되어 가셨네.

아들도 두 살쩍 엄마따라 가고 ...... 

대장부 같으신 우리 어머니

딸앳집 다녀와서

애고대고 삶을 놓으며

펑펑 우시던 모습

집안 슬픔되어 함께 울었네.

 

그 자형 장가 와서

신랑방 놀림 장난한다고

다섯살 어린 내가 한편되어

솔방울 따 나르고

행복해 했던 추억

신행간 누나집 간다고

색동 누비 저고리에

긴 고름 허리 둘러 

등 뒤에 붉은 고추 매달고

 

삼십리 긴 재너머 길

어머니 고리짝 이고 지고 

대여섯살 아픈 다리

타박타박 따라가던 어린 추억

귀여운 어린 손님 

칙사 대접 받으며

사돈 누나들과 

사랑방 안방 안팎으로 쏘다니며

사랑받던 추억

그 자형이 새롭게 맞은 누이

내 누이되어 달갑고 고마와

어머니 몹쓸병으로 시름하던 때

움친정에 와서

큰절 인사올리던 그 누이

 

그 쓰라린 추억이 돋아나던

자형집을 불청객처럼 찾았다.

구만 유지로 대의원 두루 거쳐

농협조합장 마친 칠십대 노인

이제 4남매 길러 다 치우고

내외 원앙새처럼 사는데

옛 아픔이 가슴 때리지만

얼굴에는 웃음짓는

내 마음이 그래도 참 고맙다.

친남매처럼 젖은 손으로 

내 손 반갑게 잡아주는 누이 

단숨에 저녁밥 지어내는 다정한 모습이 

인연 만난듯 따뜻하나

두 생각은 내 업보인 것을 .....

 

 

 

 

                                     옛부터 사랑채 앞 잘 꾸며진 정원에  자목련, 처녀꽃이 붉게 피고  종려가 킄 키를 자랑하며 단풍이 아름다운 

                                       추억이 지금도 아담하고 품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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