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7.22 정년퇴임 학생들에게 인사]
전안어린이 여러분!
오늘은 여름방학하는 날, 즐거운 날입니다.
여름방학은 학교 공부에서 집에서 공부하는,
부모님과 공부하는, 사회 속에서 공부하는,
체험하면서 배우는 매우 중요한 기간입니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더 신나고 더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방학이기를
부모님과 의논하여 지금 계획하고 준비하여
건강하고 밝고 안전한 방학이 되도록 조심합시다.
그리하여 친구들과 선생님을 반갑게 만나도록 합시다.
여러분의 얼굴에
언제나 신나는 기쁨과 미래를 다짐하는 꿈과 용기,
꾸준한 노력을 다하는 성실함이 있도록 자신을 다듬어 갑시다.
실력없는 사람은 언제나 가난한 사람입니다.
아무리 부자로 살아도
실력이 없으면 마음이 가난하기 때문입니다.
실력이 없으면 말도 잘 못하고,
운동도, 싸움도, 친구 사귐도 잘 못합니다.
어릴 때는 공부 성적이 모든 줄서기의 기준이 됩니다.
이제 공부 '내가 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마음 먹고
꾸준히 조금씩 자주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끊임없이 탐구하고, 조리있게 말하고,
친구를 도우며 사귀고, 부모님을 잘 도웁시다.
우리 학교는 2007년도 3월에 새로 세워져
아주 열심히 공부하는 좋은 명품 학교로
마산은 물론 전국적으로 많이 알려진 학교가 되었습니다.
‘꿈샘 명품학교’ 하면 바로 ‘전안초등학교’입니다.
'큰 꿈을 가꾸는 건강한 어린이'를 기르는 아름다운 학교,
모두 '새 별이 되라'는 표어와
꿈, 건강, 창의를 나타내는 삼색이 아름다운 교표와
밝은 미소로 연산홍처럼 세상을 장식하고 꿋꿋한 모습으로 자라며,
큰 그늘을 주며 함께 어울리게 하는 ‘전안느티나무’ 처럼
곧고 바르며 착하게 커서
우리나라를 이끌 지도자로
만인이 사랑하는 스타로 커 주길
교장선생님은 죽을 때까지 기도할 것입니다.
전안 어린이 여러분!
오늘은 좀 내가 자라온 이야기를 통해서
여러분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합니다.
나는 가난한 부모에게서 첫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할아버지는 옛날 한문을 가르치는 한학자로
동네의 어린이들에게 한문을 가르쳐 주기도 한 집안이기에
선비적인 환경에서 자라서 지금도 나는 할아버지를 가장 존경합니다.
바로 동생이 다음해 태어났기에 젖이 모자라
동네 아주머니들의 젖이 바로 내 밥상이었답니다.
그리고 큰아버지 어머니에게로 양자를 가서 자랐지요.
부모님이 둘이었으나 큰아버지는 일본에서,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6.25전쟁 후 콜레라로 빨리 돌아가시고
여자들만 가득한 집안에서 종손이니까 많은 기대와 사랑 속에 자랐습니다.
초등학교 다닐 적에는 썩 공부를 잘하지 못했으나
그림그리기, 주산 놓기는 학교 대회 때마다 1등하여
진주의 유명한 영남예술제(지금의 개천예술제)에 두 번씩이나 참가한 일이 있었답니다.
그러나 좋은 성적으로 상을 타지는 못했어요.
그림을 잘 그리게 된 까닭은 미술시간에 선생님이 내가 그리는 모습을 보고
“넌 그림을 참 잘 그리네” 하는 소리에 그림을 좋아하게 되었답니다.
어릴 때 무심히 던진 선생님의 말 한 마디가
그 사람을 큰 인물로 만드는 지침이 됩니다.
집이 가난하여 아침이면 소를 몰고 풀을 뜯으러 나가야 했고
지게 지고 풀 한 짐을 해 와야 아침을 먹었으며,
오후에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소 먹이러 산에 가서
소는 소대로 나는 나대로, 신나게 자연을 벗삼아 놀았고,
나이 들면서 나뭇짐을 지고 소를 몰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하루 일과였습니다.
못살아 송구(소나무 속 껍질)를 꺾어 먹고 잔디를 파서 먹는 일이나
죽으로 나물로 밥을 때웠으며,
비료 대신 풀을 베어 만든 두엄 거름으로 농사를 지었고,
전깃불도 없는 호롱불 아래 어머님이 베짜는 베틀 밑에서 공부한답시고
책을 조금 읽다가 쓰러져 자는 그런 생활을 하였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10월 묘사떡을 얻어 먹으러 가서
돼지고기 한 점을 급하게 먹다가 체해서
약 4개월 동안 앓다가 죽음 직전에
어머님의 극진한 간호로 다시 살아나 학년을 낙제하지 않고
억지로 떼를 써서 진급한 경험도 있었답니다.
중학교 입학 시험 전에 장학생 선발대회에 먼저 시험을 쳤어요.
장학생은 되지 못했습니다.
입학한 후로 점점 실력이 인정되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부 잘 한다는 소리를 듣곤 하였답니다.
진주 다니는 방법이 기차 밖에 없어서
새벽 6시에 밥을 먹는둥 마는둥 먹고 10리(4km)를 달려서 기차역에 도달되면
억지로 화물칸 기차를 타고 1시간 동안 흔들리는 기찻간에서 서서 지내다 보면
매일 땀 범벅에 공부고 뭐고 생각이 없었으나
유일한 내 시간인 기찻간에서 책을 펴고 읽고 익히는 걸
언제나 실천하여 '책벌레'라는 별명이 붙었었답니다.
학교 공부를 마치고 오후 5시에 기차를 타면
기찻간에서 1시간, 기차역에 내리면 다시 집까지 10리 1시간
밤 8시경에 집에 오면 겨울이면 깜깜해서 등불 들고 마중오지 않으면
무서워서 떨면서 오는 그런 길을 배가 고프고
녹초가 되어 밤 공부는 할 수가 없었답니다.
이렇게 다니는 학교를 첫 시험에서
나 혼자만 영어시험 만점을 받았고 그때부턴 영어가 재미나게 되었고,
다른 공부도 열심히 하게 되었지만 기찻간에서 공부하는 것이
오로지 공부하는 길이었습니다.
길가에 오갈 때 시간을 이용하여
언제나 내 손안에는 단어장이 쥐어져 외우고 또 외웠습니다.
그리하여 1학년 360명 중에서 늘 4-7등을 오가는 우등생이 되었고
그 상품으로 공책은 사서 쓰지않는 장학생이 되었습니다.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가 모두 초등학교때 돌아가셔서
4번의 맡상주가 되어 상례를 체험하였고,
삼촌의 도움받으며 공부하는 종손이 되어
'빨리 돈을 벌어서 집안을 먹여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농림고둥학교와 교육대학교를 시험을 통과하여 8년간 기차 통학으로 졸업,
신체검사후 장정왕이되어 남보다 먼저 군대에 가서 3년간 복무한 후
창녕군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약 23년간,
어린이들의 친구가 되어주었고
제자중 세 사람의 고시 출신이 있고, 많은 제자들과 교류를 하고 있답니다.
그 후에 초등교육을 위해 교감, 교육전문직, 교장으로 근무하였으나
가장 재미있었던 시절은 바로 여러분과 만남이었습니다.
여러분과 새 학교를 만들며 하나하나 준비하고 가꾸어 나간 경험이
바로 이런 행복한 학교를 만든 것입니다.
지금 우리학교에서 하는 행사들이
우리나라 어느 학교에서나 실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학교에서 하는 행사 하나하나에도 준비와 방법이 다릅니다.
- 색다른 입학식, 교육과정 발표회, 현장학습 및 내고장 답사,
전안 운동회, 스승의 날 명사초청 수업, 수영장체험학습,
우포늪 현장학습, 방송조례, 친구의 날 사진촬영대회,
기념일마다 관련 단체 찾아 위문하기,
전안 작은음악회, 전안예술제, 학부모강좌 및 부모와 함께 떠나는 탐구여행,
6학년 졸업 진로교육, 격조높은 졸업식,
동요부르기, 합창, 합주, 사물놀이 부 운영, 등 -
많은 시범을 보이는 프로그램입니다.
이제 우리 학교는 마산에서 뿐만 아니라
경남과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명품학교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어린이들이 착하고 열심히 공부해 주었고
고운말과 인사 잘하는 생활, 신발을 잘 정리하는
예절의 근본 실천이 늘 깨끗하고 아름다운 학교를 만들었고,
우리 선생님들이나 교직원은 늘 앞서간다는 자부심으로
더 열심히 정성을 다해 가르치고 연구하고
안내해준 보람으로 이뤄낸 결실입니다.
교육은 정성입니다. 정성은 사랑입니다.
교육은 아이들에게 공부하고 싶은 마음을 심어 주고
스스로 하게 기다려 주고, 격려해 주고, 용기를 주는 것입니다.
어린이들의 머리 속에서
‘나도 해 봐야지’, ‘나도 하면 될 것이야’. ‘난 공부하니까 참 재미있어’
하는 각오와 용기,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바로 교육 담당자의 영원한 숙제이자 평범한 진리입니다.
어린이들이 자기가 공부할 꺼리를 스스로 계획하여 준비하고(plan)
땀 내며 실천하고 (do)
그 결과를 되돌아 보며 평가하고(see)
다시 되돌려 연습하고 훈련하는 과정으로 습관화하고
정착하게 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격려하는 것입니다.
즉 plan-do-see과정이 자기 경영의 과정입니다.
어린이들이 더욱 바르게 자라는 과정에
힘이 되고 용기를 주고 의지하는 받침돌이 되어 주는 일은
꾸준한 제자 관리입니다.
제자는 스스로 자라면 선생님을 모릅니다.
동기유발의 계기 (극정경험)을 줄 때 기억하게 되고 고마워합니다.
교사는 정면 교육활동 경험을 주는 것도 좋지만
반면교사의 경험을 대비하여
좋은 경험을 실천해야겠다는 의지를 실천할 때 더 효과를 발휘합니다.
반면교사는 안 좋은 것을 보고
‘나는 저련 행동은 안 해야지’ 하는 교훈을 얻는 방식의 경험 학습입니다.
전안어린이 여러분!
여러분의 초등학교는 이제 전학가지 않는 한 전안초등학교입니다.
우리 학교는 새 집으로 이사와서
새로 지어준 건설회사도 고맙지만
이 학교를 매일 쓸고 다듬는 분들이나
급식소에서 여러분의 점심을 열심히 지어주시는 분과
모든 학부모님들도 우리 학교의 자랑스런 분들입니다.
이런 고마운 분들에게 언제나 만나면 먼저 인사하고
부모님께 진심 어린 효행을 실천하는
명품 어린이가 되어주기 바랍니다.
이제 8월말이면 이 학교를 떠납니다.
그리고 40년 동안 애쓴 교육 현장을 떠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정성을 다하고 서로 믿고 사랑해준
여러분들이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오늘 집에 돌아가면 부모님께
교장선생님이 학교를 마치는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정말 고마웠다고 전해주기 바랍니다.
다음 20년이나 30년 후에도 우리 학교 선생님을 자랑하는
그런 어린이가 되도록 바르게 잘 자라세요.
이게 내 마지막 수업입니다.
1층 현관에는 여러분의 정성이 담긴 명품 그림이 여러분의 꿈을 자랑하고 있고
이것은 가장 아름다운 명품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영원히 기억할 좋은 작품입니다.
3층에는 교장선생님이 ‘첫 만남’ 이라는
큰 사진 작품을 하나 걸어두었습니다.
상사초라 하는 꽃은 잎과 함께 꽃이 만나진 않습니다.
꽃과 잎이 피는 시기가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꽃의 잎이 지고나면 꽃대가 땅에서 길게 솟아나서 빨긴 꽃이 피는 그런 꽃이기에
늘 그리며 사는 꽃 ‘기다림,’ ‘첫만남’ 이란 뜻을 가진 꽃입니다.
우리 학교 교가에는 여러분을 위한 좋은 지침이 모두 들었습니다.
전안초등학교가 생각나면, 키 큰 교장선생님이 생각나면
교가를 힘차게 불러주세요.
어린이 여러분! 그리고 선생님!
나는 정말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계속 여러분의 팬으로 남아 사랑할 겁니다.
[전안초등학교 교가, 2007.3.1 개교 제정]
작사 이 동 춘 (초대 교장)
작곡 박 종 화 (경남교원관현악단 지휘자)
1. 무학산 광려천의 정기를 받아
맑은 바람 푸른 꿈이 샘솟는 터엔
사랑과 정성으로 곱고 귀하게
당당한 용사들이 미래를 연다
(후렴) 찬란한(찬란한) 샛별되라(샛별되라) 전안 어린이
영원히 빛나리라 우리 전안교
2. 큰 꿈을 가꾸는 건강한 우리들
바른 마음 밝은 미소 희망찬 미래.
아름답고 씩씩하며 새롭고 알차게
서로 돕고 봉사하며 사랑을 키운다.
08.7.22 방학하는 날에 마지막 인사를 하며
초대교장 이 동 춘
어린이회장으로부터 송별사를 듣다.
어린이 부회장으로부터 꽃다발을 받다.
마지막으로 교가를 2절까지 부르다.
08 전교 어린이회 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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